김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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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재영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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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4-19~2026-05-19
칼럼100%
  • [오늘과 내일/김재영]그대가 ‘삼전닉스’에 있는 것만으로

    2024년 6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산유국의 꿈을 설파했을 때, ‘대왕고래’의 최대 기대가치는 당시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2200조 원이었다. 대박의 꿈은 일장춘몽으로 끝났지만 이후 동해 앞바다에 거대한 고래가, 그것도 두 마리나 떠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은 11일 3000조 원을 찍었다. 내년엔 두 회사의 영업이익이 1000조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비현실적인 숫자에 취한 탓일까. 일단 내 몫부터 챙겨 달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온다. 노조가 먼저 움직였다.“주주 패싱하고 우리부터 챙겨 달라” 파업이란 벼랑 끝 전술을 꺼내 든 삼성전자 노조의 핵심 요구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쓰고, 연봉 50%라는 지급 상한선을 철폐하라는 것이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건 SK하이닉스였다. 2021년 산식이 복잡한 ‘경제적 부가가치(EVA)’ 대신 ‘영업이익의 10%’를 약속하더니 지난해엔 상한선마저 풀었다. 힘든 시기를 견뎌낸 구성원들에 대한 위로이자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경영진의 ‘통 큰 결단’이었겠지만, 산업계 전반에 막대한 청구서로 돌아오고 있다. 회사의 이익을 근로자와 나누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몫으로 영구히 못 박으라는 건 논리에 맞지 않다. 손익계산서의 흐름을 보자. 매출에서 임금 등 인건비를 가장 먼저 떼어 근로자들에게 확정적 대가를 지불한다. 작년에 삼성전자 직원들은 평균 1억5000만 원, SK하이닉스는 1억8000만 원을 받았다. 영업이익이 확정되면 채권자는 이자를, 정부는 법인세를 받아간다. 순이익이 정해진 뒤에 주식회사의 주인인 주주 몫을 따진다. 배당으로 모두 가져갈 순 없다. 다가올 위기에 대비할 유보금과 미래를 위한 투자 재원부터 먼저 떼어놔야 한다. 모든 정산이 끝난 후에야 성과급 규모를 논의할 수 있고, 모든 과정은 철저히 경영적 판단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이익의 특정 비율을 먼저 떼어 달라는 노조의 주장은 채권자, 정부, 주주를 패싱하고 기업의 장기적 생존마저 외면하겠다는 억지에 가깝다. 대법원은 성과급이 근로의 대가가 아닌 ‘경영 성과의 사후적 분배’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한국식 성과급의 더 큰 맹점은 개인의 기여도를 따지지 않고 ‘모두에게 똑같이’ 나눠 주는 데 있다. 금·은·동상 대신 ‘참가상’을 주는 식이다. 이익 규모가 작아 성과급이 소소한 보너스 정도였을 땐 문제가 없었지만, 참가상으로 6억, 7억 원을 달라며 파업까지 불사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근로자들의 노력만으로 이룬 성과인가” “우리도 간접적으로 기여했으니 ‘응원상’을 달라”는 요구가 터져 나온다. 투자, 고용, 납세로 책임을 다하고 있는 기업들에 또 다른 식으로 기여를 하라는 건 무리한 요구다. 노조의 과도한 탐욕이 빌미를 제공했다.‘참가상’ 6억, 7억은 과연 공정한가 빅테크들과 해외 반도체 경쟁사들은 어리둥절하다. 노조도 없거니와, 경영 판단의 영역인 성과급을 이유로 파업을 하겠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엔비디아나 구글, 애플 등은 현금 대신 장기 실적 및 주가와 연동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핵심 보상 수단으로 활용한다. 대만 TSMC는 현금으로 주지만 이사회가 회사 재무 상황과 미래 투자 소요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성과급 크기와 배분 비율을 정한다. 이젠 한국 기업들도 왜곡된 보상 체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바꿔야 한다. 온정주의나 나눠 먹기식 관행을 끊어내고, 개인과 기업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보상 시스템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소모적 갈등을 하고 있는 사이, 인공지능(AI) 해류를 따라 나타난 고래가 다시 심해로 사라질 수도 있다. 고래사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김재영 논설위원 redfoot@donga.com}

    • 20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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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김재영]주가 올라도 지갑 안 열리는 이유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8일 코스피는 7,500 선 턱밑에서 장을 마치며 4거래일 연속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증시는 뜨겁다못해 데일 지경이지만 체감 경기는 냉골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년 만에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앉았다. 주식 계좌가 두둑해졌는데도 사람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다. 자산 가치가 오르면 씀씀이도 커진다는 이른바 ‘자산효과(Wealth Effect)’가 유독 한국에선 잘 드러나지 않는다.▷최근 한국은행이 내놓은 ‘우리나라 주식 자산효과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보면 2011∼2024년 가계의 주식 자산이 1만 원 늘어날 때 증가하는 소비는 130원 남짓에 불과했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에서 300∼400원이 소비 증가로 연결되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다. 한국에서 주식 자산효과가 잘 작동하지 않는 것은 가계에서 주식을 많이 들고 있지 않아서다. 가계의 주식 보유 비중은 전체 자산의 7%에 불과하다. 주가가 많이 올라도 소비를 늘릴 수준만큼의 자산 증가를 체감하기 어렵다.▷그나마 벌어들인 주식 소득의 상당 부분은 소비가 아닌 부동산으로 흘러갔다. 한은은 무주택 가계의 경우 주식 자본이득의 약 70%를 부동산 자산에 투자한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서울 주택 매입 자금 중 주식·채권 매각대금 비중은 지난해 5월 4.9%에서 올해 1월 8.9%로 치솟았다. ‘무리하게 빚을 내더라도 집은 사야 한다’는 부동산 불패 신화는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한국에선 주식을 ‘안정적인 수익원’이 아닌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일시적 이익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2011∼2024년 한국 주식 시장의 월평균 기대 수익률은 미국의 6분의 1에 불과했고, 변동성은 10% 높았다. 이 때문에 주식을 장기 보유하기보단 단기에 차익을 실현하고는 부동산 등 ‘안전자산’에 묻어 두려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주식 하면 패가망신” “주식에 손대면 이혼 사유” 등 주식투자에 대한 부정적 꼬리표도 한몫했다.▷물론 지난해부턴 상황이 바뀌고 있다. 지난해 국내 가계가 주식의 매매 차익으로 벌어들인 돈은 429조 원으로, 직전 14년 연평균인 20조 원의 20배가 넘는다. 주식을 보유한 개인도 2019년 말 612만 명에서 지난해 말 1442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안정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해 한국 증시도 장기 우상향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부동산 불패’ 신화를 꺾어 주식으로 번 돈이 부동산으로 쏠리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주식시장이 기업과 내수를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김재영 논설위원 redfoot@donga.com}

    • 202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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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김재영]오늘은 ‘어른이날’

    해마다 5월 8일 어버이날이면 부모님의 왼쪽 가슴마다 빨간 카네이션이 활짝 피어올랐다. 훈장이라도 받은 것처럼, 온 세상을 다 얻은 듯하셨다. ‘낳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로 시작하는 노래 ‘어머니의 마음’은 첫 소절부터 울컥해져 끝까지 부르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요즘 자녀 양육에 한창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부모에겐 어버이날이 코끝 찡한 날만은 아니다. 자기 스스로를 챙기고 자축하는 이른바 ‘어른이날’로 부르는 신풍속도가 나타나고 있다. ▷소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