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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단독]개성공단 産災, 10년간 9명 사망-307명 부상

입력 2014-09-18 03:00업데이트 2020-07-0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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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집계… 주원인은 기계작동 미숙
교통사고 78건 빈번… 13명 사망
올해 3월 28일 북한 개성공단에 입주한 남측 기업의 한 공장에서 작업을 하던 북측 근로자 김모 씨는 오른쪽 손목 부위가 크게 으스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접착제를 이용해 구두를 조립하는 제화3반에 소속된 김 씨는 구두제품 표면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 옆에 있던 사포(砂布)를 잡으려다 옆에서 회전하고 있던 칼날에 토시가 말려 들어가면서 손목 부위가 분쇄 골절된 것이다.

5월 14일에도 북측 근로자의 손가락 두 마디가 금형(金型) 기계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박모 씨는 이날 오후 8시 반경 연료펌프 부속품에 굴곡을 만들기 위해 금형을 교체하던 도중 자신도 모르게 발 스위치를 밟아 순간적으로 가동된 금형 기계에 오른손 가운뎃손가락 일부가 손상됐다.

2004년 가동을 시작한 개성공단에서 지난 10년 동안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9명, 다친 사람은 307명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교통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해 13명이 사망하는 등 개성공단에서 모두 2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같은 사실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개성공단 사건·사고 현황’ 자료를 단독 입수해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가동 이후 지난 10년 동안 개성공단 내에서 발생한 사건·사고의 총규모와 유형별 건수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건·사고는 총 473건으로 집계됐다. 산업재해가 316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통사고가 78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화재가 52건이었고, 분실 등을 포함한 형사사건도 26건이나 됐다.

올 상반기에만 24건 ‘부주의 産災’ 안줄어 ▼

지난해 현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개성공단 입주기업 직원 사망은 ‘기타’ 1건으로 분류됐다.

산업재해의 경우 부상자의 수는 북측이 260명으로 남측 인원 47명의 5.5배에 이르렀다. 현장 근로자의 대부분이 북측 인원이고 기계 작동 미숙 등 부주의에 의한 사고가 많았다는 뜻. 대부분 작업 도중 금형 기계 등에 손이 말려 들어가거나 무의식적으로 작동 스위치를 누르면서 손가락이 절단되는 등의 재해였다.

올해 6월 30일 오후 7시 반경에 발생한 경우가 대표적 사례다. 프레스를 이용해 젓가락 표면에 무늬를 새기는 작업을 하던 북측 근로자 김모 씨는 금형 위에 불순물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손으로 직접 제거하던 도중 발로 누르는 스위치를 밝으면서 손가락 일부를 다쳤다.

○ 산업재해 주원인은 작동 미숙이나 부주의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는 9명으로 집계됐다. 2004∼2008년에 발생했으며 남측에선 4명, 북측에선 5명이 숨졌다. 마지막 사망 사고는 2008년 7월 16일에 발생한 것으로 북측 근로자 이모 씨가 공장 신축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다 강한 돌풍으로 철골 골조가 무너지면서 사망했다. 나머지 사망자들의 대부분은 작업 중 바닥으로 추락하거나 작업 기계에 옷이나 팔 등이 빨려 들어가면서 숨졌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산업재해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었다. 올해에만 6월 30일 기준으로 24건이 발생했고, 2012년에도 23건이었다. 2008년에는 사망자 2명을 포함해 지난 10년 동안 가장 많은 72명이 사고를 당했다.

북한 근로자는 북측 당국에 의해 시행되는 사회문화시책에 따라 보상을 받고 있다. 사회문화시책기금은 남측 입주기업으로부터 받는 사회보험료와 북측 근로자들이 납부하는 사회문화시책금을 재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으로 입주기업은 125곳이며 북측 근로자 5만2742명, 남측 인원 780명이 일을 하고 있다.

교통사고와 화재 등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부터 올 6월까지 개성공단 내에서는 교통사고 78건, 화재사고 52건, 형사사건 26건 등이 발생했다. 교통사고 사망자는 총 13명이며 남측이 2명, 북측이 11명이었다. 2008년 3월 17일에는 북측 근로조 일부가 버스 뒤에서 무단횡단을 하다가 반대편에서 오던 버스에 치여 숨졌고, 2010년 7월 2일에는 북한 근로자들을 태운 버스 2대가 교차로에서 신호 위반으로 충돌하면서 8명이 한꺼번에 숨졌다.

○ 음주, 폭행 사건은 주로 남측 인원의 문제

개성공단 내에서는 최근 4년간 매년 음주운전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5월 31일 남측 인원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인도에 설치된 차량 진입 억제용 기둥을 들이받아 4주간 개성공단 출입 정지를 당했고, 지난해 12월에도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하던 남측 인원이 가로수와 부딪친 뒤 공장 앞에 설치된 차량 진입 억제용 기둥과 충돌해 4주간 출입이 정지됐다.

화재는 52건이 발생했다.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경우는 19건이며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피해액은 12억4284만 원으로 파악됐다. 올해는 6월까지 담뱃불 및 전기 배선 과열 등으로 8건이 발생했지만 별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10년 12월 24일에는 전기 과열로 인해 10억 원가량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폭행 사건도 종종 있었다. 6월 17일 남측 근로자들이 현지 기업 숙소에서 서로 폭행을 해 남측에서 사법 처리를 당했고, 2012년 5월에는 노래주점에서 큰 소리로 욕을 하며 술잔을 깨뜨리거나 여직원과 술값 계산 문제로 소란을 피우는 사건도 발생했다.

2009년 4월에는 숙소에서 칼부림도 났다. 공단 관련 일로 말다툼을 벌이던 최모 씨가 칼로 유모 씨의 왼쪽 배를 찌른 사건이었다.

정병국 의원은 “개성공단이 건립 10년을 맞아 성숙한 남북 교류의 상징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단 근로자들의 안전한 환경이 중요하다”면서 “남북이 공동으로 개성공단의 안전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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