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박 대통령, 교황에 ‘그런 말’ 할 자격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9일 1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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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면담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의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해주시고 기도해 주신 데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한 것에 대해 "박 대통령은 그런 말 할 자격도 없다"고 비판했다.

유 전 장관은 18일 밤 업데이트된 정의당의 팟캐스트 '노유진(노회찬·유시민·진중권)의 정치카페' 12편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정부 여당의 잘못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박 대통령의) 의문의 7시간 미스터리가 밝혀질까 봐 청와대와 정부·여당에서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증인채택을 거부하고 기소권·수사건 부여하는 것도 거부하고 저렇게 소위 '개기고' 있는 것은 그것 때문 아니냐"면서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7시간 미스터리와 관련해 "사람이 수백 명이 탄 유람선이 전복위기에 처했으면 대통령에게 쫓아가 '대통령님 큰일 났습니다. 큰 사고가 나서 잘못하면 사람이 많이 죽게 생겼습니다'(라고 보고를 해야 했다"며 "(그런데) 대면보고가 7시간 동안 한 번도 없었다는 것 아니냐. (대통령이) 청와대 경내에 있었다는 데 유선보고? 서면보고? 지금 장난치는 것인지…국민을 우롱하는 것도 분수가 있지"라고 질타했다.

유 전 장관은 또 "수석들은 뭐 하는 사람들이냐. 대통령이 청와대 경내에 있었다는 게 사실이라면, 경내에 있는 데 얼굴도 못 보고 보고 한번 못했다는 게 국가운영에서 말이 되는 얘기냐"고 청와대 참모들을 질책했다.
이어 '4월 16일 박 대통령이 줄곧 청와대 경내에 있었다는 것은 확실하다'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발언과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은 국가안보 사항'이라는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의 발언을 언급한 후 "그걸 밝히면 국가안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그런 사실 자체가 국가안보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새누리당이 다수당이기에 'OK' 해줘야 한다"며 "모든 잘못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있다. 그건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야당이 하는 게 마음에 안 들고 특히 제1야당이 무기력해 보여 화도 나고 서운하긴 하지만 이 모든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은 정부·여당에 있는 것이지 야당에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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