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2기 내각]후임 못찾아 경제팀 물갈이 축소… 입각 유력했던 조원동 막판에 밀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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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직전까지 엎치락뒤치락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개각’ 방침을 처음 밝힌 것은 지난달 16일 청와대에서 세월호 사고 가족 대책위원회 대표들을 만났을 때다. 당시 박 대통령은 “개각을 비롯해서 후속조치들을 면밀하게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개각 작업은 13일 발표 직전까지 엎치락뒤치락하며 요동쳤다.

박 대통령은 애초 전면 개각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보인다. 발표가 임박했던 11일까지만 해도 청와대 내에서는 “인원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며 두 자릿수에 이르는 대폭 개각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13일 장관 7명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으로 정리됐다.

교체 대상이던 몇몇 장관은 후임을 찾지 못하면서 막판에 유임으로 결정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부처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가 꼽힌다. 당초 경제팀을 일신하려 했으나 인사 검증에 대한 부담 탓에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 유임을 두고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미국 위스콘신대 동문인 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온다.

조원동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의 거취도 마지막까지 혼전을 거듭했다. 개각 발표 3, 4일을 앞두고는 산업부 장관 ‘영전’설이 돌았으나 막판 유임으로 바뀌는가 싶더니 다시 공정거래위원장 물망에 올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퇴임으로 정리됐다. 청와대 내에서는 “막판 조정 과정에서 조 전 수석이 밀렸지만 조만간 다시 중용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안종범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고용복지수석 후보로도 거론됐다가 최종 경제수석으로 방향이 잡혔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도 막판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윤선 전 여가부 장관이 갑자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 차출된 데 따른 연쇄 이동이었다. 당초 박 대통령은 전직 3선 의원 출신인 친박(친박근혜) 인사 등을 정무수석으로 염두에 뒀다고 한다. 이 인사에게 통보까지 했으나 발표를 하루 앞두고 조윤선 전 장관으로 정무수석이 바뀌면서 김 후보자가 ‘행운’을 잡았다는 것이다.

13일 개각 발표는 오전 11시에 있었다. 하지만 발표 두 시간 전쯤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실제 개각 명단이 빠르게 확산되는 ‘보안 사고’가 발생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발표 직전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에게서 명단을 받아 곧장 발표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치권 출신이 많이 입각하면서 정치권에서 정보가 샌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개각 작업 내내 이뤄진 ‘철통 보안’이 발표 직전 뚫린 것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조원동#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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