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DC株 은폐 결정타… 朴대통령 21일밤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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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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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관 사퇴… 靑서 3일새 무슨일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김병관 전 국방부 장관 후보자(사진)의 운명이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21일 밤이다.

이날 청와대 내부에서는 김 전 후보자의 거취를 둘러싸고 ‘더이상 끌고 가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 의견과 ‘여기서 물러나면 안 된다’는 의견이 하루 종일 첨예하게 대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고심을 거듭한 끝에 21일 밤 사퇴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박 대통령의 이런 뜻이 김 후보자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기류는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임명 강행’ 쪽에 가까웠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은 “북한의 안보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부 수장을 계속 비워둘 수 있겠느냐”며 임명은 시기의 문제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19일 김 전 후보자가 재산신고에서 해외 자원개발 특혜 의혹을 받은 KMDC 주식 보유 사실을 누락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짧은 시간에 많은 자료를 준비하다 보니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부인이 보유한 주식은 모두 신고했다는 점에서 ‘의도적 누락’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것 때문에 위증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박 대통령은 김 전 후보자 임명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은 상태였다.

다음 날인 20일에는 KMDC 관계자들과 함께 미얀마를 방문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청문회 자료로 제출된 출입국 기록에 미얀마 출국 당시 행선국이 ‘미상’으로 기록돼 있어 김 전 후보자가 미얀마 방문 사실을 은폐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새누리당 내에서도 “청와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20일과 21일 대통령비서실장이 주재한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는 김 전 후보자의 거취를 둘러싼 논의가 진지하게 이뤄졌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들이 외부에 ‘임명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발언을 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양한 경로로 박 대통령에게 보고가 올라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 전 후보자의 사퇴와 김관진 장관의 유임은 21일과 22일 사이에 모두 결정된 것”이라며 “특히 김 전 장관 후보자 사퇴는 21일 밤에 결정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 전 후보자 측 관계자는 “여론이 악화되면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짐이 된다는 점 때문에 김 후보자가 부담스러워했다”며 “청와대 연락은 없었으며 22일 오전에 본인이 사퇴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청와대#김병관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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