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박근혜 유시민… 대선후 첫 재보선엔 ‘바람’이 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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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재보선 큰 관심… 정치적 의미 커 거물 등장 유리
정치권, 안철수 국회 입성 - 정계개편 가능성에 촉각

새 정부 출범 후 첫 번째로 치러지는 4·24 재·보궐선거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그의 기여를 고려해 민주당 후보를 내지 말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는 “현재로선 후보 단일화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과의 연대에 선을 긋고 있다. 그가 국회 입성에 성공할 경우 정치권은 또 한번 정계 개편의 회오리에 휘말릴 것으로 전망된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얘기가 아니다. 10년 전인 2003년 4월 재·보선을 앞둔 정치권 얘기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첫 선거였던 2003년 4·24 재·보선에서는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당시 개혁국민정당 소속)가 화제였다. 민주당은 논란 끝에 유 전 대표가 출사표를 낸 경기 고양 덕양갑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고, 유 전 대표는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유 전 대표는 당선 직후부터 ‘정치 쇄신’과 ‘개혁 신당’을 부르짖었고 민주당의 분열과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이어졌다.

새 정부 출범 후 치러진 첫 번째 재·보선은 늘 여당이나 야당에 기회이자 위기로 작용했다. 첫 번째 재·보선 결과는 여권에는 정권 5년의 향방에, 야권에는 차기 대선 구도에 영향을 미친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19일 “새 정부 출범 후 첫 번째 재·보선은 정치적 의미도 크지만 인물에 대한 집중도가 총선보다 훨씬 높다”면서 “정권 창출이라는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 속에서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를 이끌 새로운 정치인이 탄생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20년 전인 1993년 4월 재·보선에서는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정치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등장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재야 운동권 출신인 손 고문 카드를 앞세워 3곳의 선거구에서 승리를 거뒀고 문민정부를 안착시킬 수 있었다. 4개월 전 대선 패배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정계 은퇴로 구심점을 잃은 민주당의 표류는 더욱 거세졌고 이는 2년 뒤 DJ의 정계 복귀 단초가 됐다.

이처럼 첫 선거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느냐에 정권 초기의 성패가 달렸기 때문에 여당은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정권 창출 실패에 따른 패배감 등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야당에도 첫 번째 재·보선의 의미는 특별하다.

박근혜 대통령도 15년 전인 1998년 4월 재·보선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때 엄삼탁 전 안전기획부 기조실장을 꺾으며 대선 패배감에 젖어 있던 야당 한나라당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이명박 정부 때 다시 여당의 지위를 회복한 한나라당은 2009년 4·29재·보선에서 5개 선거구 가운데 단 한 석도 얻지 못하는 굴욕적인 상황에 직면했고 이후 정국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소장은 “대선 후 첫 재·보선에 당선된 뒤 손 고문은 장관, 박 대통령은 정치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며 “안 전 교수가 이번 재·보선에서 이길 경우 박 대통령을 벤치마킹해 새로운 정치 지도자의 길을 걸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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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4.24#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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