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적합도+양자대결” 安 “지지도+양자대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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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판 결렬후 文측 여론조사 방식 제안에 安측 역제안
文 “단일화 무산땐 국민이 표로 정리” 압박
安측 “마지막 제안” 文측 “받아들이기 어려워”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은 22일 단일화 방식에 대한 두 후보 간의 직접 담판이 결렬된 뒤 ‘수정 제안’과 ‘역제안’을 잇따라 내놓으며 상대방을 압박했다.

문 후보 측은 이날 오후 8시경 최대 쟁점인 여론조사 문항과 관련해 ‘가상 양자대결 50%+단일후보 적합도 50% 여론조사’를 제안했다. 소설가 황석영 씨 등 ‘정치개혁과 단일화 실현을 위한 문화예술인·종교인 모임’ 102명이 제시한 절충안을 수용한 것이다. 애초에 적합도를 주장했던 문 후보 측과 가상대결을 요구하는 안 후보 측의 입장을 절반씩 반영한 안이다.

이에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위원장은 오후 11시 15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 측의 제안을 단호하게 거부한 뒤 ‘실제조사(가상 양자대결) 50%+지지도 50% 여론조사’를 역제안했다. 지지도 조사 대상에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지지층을 제외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또 서로 합의된 한 곳의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즉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조사 결과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일 경우 어떻게 후보를 결정할지 등을 논의하기 위해 협상팀을 가동하자고 제안했다. 그동안의 대체적인 여론조사로 보면 적합도 조사와 지지도 조사에선 문 후보가 앞서며, 적합도 조사에서 더 크게 앞선다. 가상 양자대결에선 안 후보가 앞선다. 문 후보 측은 협상 초기에 ‘적합도 조사’를 제안했다가 거부당하자 차선책으로 ‘지지도 조사’를 다시 꺼낸 바 있다.

박 본부장은 “물리적으로 더이상 추가적 논란을 벌일 시간이 없다. 안 후보와 캠프는 문 후보와 민주당에 마지막으로 제안한다”며 ‘최후통첩’임을 강조했다. 그는 “협상팀에서 여론조사기관에 대해 이미 의견을 나눴고 양측이 합의할 수 있는 기관은 하나밖에 없다는 결론”이라며 “설문 문항 역시 준비된 것이 있는 만큼 즉각 협의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안 후보 측의 수정 제안을 진지하게 숙고하겠다. 먼저 협상팀이 조건 없이 만나자”고 답했다. 하지만 박광온 캠프 대변인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이라고 말했다.

문·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나 담판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회동 뒤 양측은 “한 걸음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담판에 실패한 뒤 언론 인터뷰에서 “24일까지 단일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5일은 후보 등록을 해야지, 제가 등록을 안 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또 “후보 등록 후에도 추가 협상을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지 모르나 이는 국민에게 감동을 준다는 면에서는 효과가 반감되고 무효표도 굉장히 나온다”며 “국민이 표로 확실하게 정리해 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단일화가 끝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포함한 3자 대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야권 성향표 결집을 통한 정면승부 의지까지 밝힌 것이다. 안 후보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두 후보의 결단이 남았다”고 밝혔다.

이남희·길진균 기자 irun@donga.com
#안철수#문재인#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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