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있는 단일화’ 외칠땐 언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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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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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극한대치로 결국 ‘여론조사만으로 결정’ 접근… ‘朴상대 경쟁력 질문’ 검토
10년전 방식 회귀하는 셈… 文-安 21일 밤 10시 TV토론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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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은 20일 단일화 방식을 둘러싸고 밤늦게까지 협의했지만 의견 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21일 협상을 속개하기로 했으나 시간적인 한계로 이제 남은 방식은 사실상 ‘100% 여론조사’로 좁혀졌다.

단일화 논의가 제기될 때부터 ‘국민 참여를 보장하는 경선 방식’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방식’ ‘감동이 있는 단일화’를 외치던 양측이 결국 10년 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방식으로 후퇴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여론조사 방식은 국민의 자발적 참여가 배제되는 데다 오차범위 내 격차는 조사할 때마다 결과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어 과학적으로 의미가 없다. 또 조사기관과 방식, 실시 시기, 문항 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위바위보나 동전 던지기와 마찬가지”라는 비판이 나온다. 문 후보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여론조사는 다른 방법이 없을 때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되는 가장 최악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양측은 후보 등록일을 목전에 둔 시점까지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가다 결국 여론조사라는 마지막 선택지만 남겨둔 처지가 됐다.

이날 양측 협상팀은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여론조사 문항을 둘러싼 의견 차를 좁히는 데 난항을 겪었다. 서로에 대한 비방과 사과요구도 이어졌다.

안 후보 측은 ‘박근혜 대 안철수’, ‘박근혜 대 문재인’ 여론조사를 한 뒤 두 결과를 비교해 높은 쪽이 승리하는 가상대결 방식의 여론조사를 제안했다. 문 후보 측은 ‘야권 단일후보로 누가 적합한지’를 묻는 적합도 방식의 여론조사를 주장했다. 그동안의 여론조사 결과로 보면 전자는 안 후보에게, 후자는 문 후보에게 유리하다. 문 캠프 핵심 관계자는 “질문을 두 개 던지고 이를 비교해 결론을 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인정할 수 없는 방법이라고 한다”며 안 후보 측을 비판했다. 결국 양측은 “유불리는 따지지 않겠다”던 공언과는 달리 유불리에 매우 집착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양측 입장을 절충해 ‘박근혜 후보에 대한 경쟁력’을 묻는 방식이 대안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양측은 전날 협상에선 조사 대상자를 미리 정해 TV토론을 보게 한 뒤 지지 후보를 선택하게 하는 공론조사와 여론조사를 병행하는 문제를 검토했으나, 공론조사는 사전 준비의 시간적 제약과 공정성 문제 때문에 배제됐다.

양측은 두 후보의 TV토론은 21일 오후 10시 실시하기로 했다. 토론은 KBS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

[채널A] 새 정치 한다더니…상호비방에 ‘언론플레이’ 논란까지

장원재·이남희 기자 peacechaos@donga.com
#문재인#안철수#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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