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주자 휴일 ‘4인 4색 행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4일 03시 00분


광주 방문 문재인 “盧3주기 23일 이후 출마 선언할 것”
野겨냥한 이재오 “文-안철수 공동정부론은 허상” 비판
친박 때린 정몽준 “주사파-환관중 어느게 나쁜지 토론을”
대구에 간 김문수 “대구-경북은 박근혜 아니라 내 고향”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13일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인 23일 이후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고문은 이날 광주 무등산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추모 산행에 앞서 광주 전남 지역 언론 간담회를 갖고 “개인적으로는 마음의 준비를 끝냈다”며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참여정부 때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했던 것으로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에서 노무현을 빼면 무엇이 남느냐’는 지적이 있지만 출마 선언을 하면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며 “10년 전과는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 참여정부의 실정도 일부 경험했다. 노 전 대통령은 과거의 정치문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지만 나는 이 점에서 자유롭다. 전혀 새로운 정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공동정부’를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누가 민주당 후보가 되든 단일화 과정을 거쳐야 할 테고 안 원장과 함께 가야 한다는 원론적인 말”이라고 한 걸음 물러섰다. 그러면서 “문재인-안철수 연합은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 연합’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DJP 연합은 집권을 위해 정체성이 전혀 다른 세력과 한 고육책이었지만 (나와 안 원장은) 이념과 정체성이 거의 같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대선 주자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4·19묘지 참배를 마친 뒤 문 고문이 제기한 ‘공동정부론’을 ‘허상’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공동정부가 되려면 민주당이란 당과 세력이 있듯이 공동정부의 파트너인 안 원장도 나름의 세력이 있어야 하고 국가 운영과 비전,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한 정당이 개인의 인기만 있는 사람과 공동정부를 구성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14일 국회도서관에서 개헌 토론회를 연다.

한편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는 이날 당 운영의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했다. 정 전 대표는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 및 간담회를 열어 “새누리당의 투명성 문제는 어찌 보면 통합진보당보다 못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 대표가 유력한 황우여 의원을 거론하며 “언론에서 황 의원을 ‘환관’이라고 지칭했는데 반응도 안 보이고 조용하게 있다”면서 “주사파가 나쁜지, 환관이 나쁜지 토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이 나경원 전 의원의 총선 출마를 비판했던 점을 거론하면서 “나 전 의원이 결점이 있어도 공인인데 자신이 뭐가 잘났다고 그러느냐”며 “철판도 보통 철판이 아니다. 보통 독선이 아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대통령의 권한을 국회로 분산해 축소하고 정당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제기한 분권형 4년 중임제에 대해선 “대통령의 임기를 연장하는 것으로, 국민이 원하는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고 반대했다.

이날 대구를 방문해 모교인 경북중고교 동문운동회(경맥제)에 참석한 김문수 경기지사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사실 대구·경북은 박 위원장의 고향이 아니라 내 고향이다. 나는 (대구 근교인) 영천에서 태어나 (대구·경북에서) 초중고교를 다 다니며 자랐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축사에서 고교 3학년 때 박정희 정권의 3선 개헌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한 후 선생님이 반성문을 쓰라고 하자 “권력자가 권력을 위해 개헌하는 건 잘못이라고 교과서에 써 있다”고 거부하고 무기정학을 받은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 위원장과 은근히 각을 세운 것이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대구=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12·19대선#문재인#이재오#정몽준#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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