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근신” 하루만에 “국민욕쟁이로 영업 재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6일 03시 00분


나꼼수 “우리 때문에 그나마 선전한 것”

“저, 죽지 않았습니다. 우리 쫄지 맙시다.”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 멤버로 4·11총선에 출마했다 낙선한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사진)가 트위터를 통해 활동을 재개했다.

김 씨는 14일 오후 11시 40분경 자신의 트위터에 “국민가수, 국민배우는 있지만 국민욕쟁이 반열에 오른 사람은 없었습니다”라며 “이제 제가 무슨 말을 해도 대중은 놀라지 않습니다. 이 특권으로 서럽게 사는 사람 대리해 할 말 하겠습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15일 현재 김 씨의 트위터 이름은 ‘국민욕쟁이 김용민’으로 바뀌어 있다.

김 씨는 총선 패배 직후 트위터에 “깊이 근신하며 이 사회에 기여할 바를 찾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3일 오전에는 자신의 블로그에 “나는 중죄인이다. 사죄하며 근신하겠다”고 적기도 했다.

하지만 하루 만인 14일 트위터에서 김 씨는 “낙선자의 근신은 끝났다”며 거침없는 발언을 재개했다. 김 씨는 “이명박근혜, 새누리당, 조중동, 부패교회권력 여러분께는 참으로 힘 빠지는 이야기겠으나 영업 재개했습니다”라며 “잡놈은 이틀이면 털고 일어납니다. 고려할 게 별로 없으니까요”라고 말했다.

메이저언론을 가리켜 “이들의 연합군 융단폭격에도 살아남았다”며 “뒤집어 이야기하면 얘네들 ‘조(남성 성기를 가리키는 욕설을 순화한 단어)’도 아닙니다”라고 적었다. 한 누리꾼이 “엊그제 교회 가서 회개 기도하더니 다시 욕을 한다”고 비판하자 “하나님이 할 욕은 하라신다”고 응수했다.

또 “오늘 전국 교회에서 제가 하나님 비방하다가 망한 케이스로 많이 쓰이겠지만 저는 하나님을 비방한 적이 없다. 망하지도 않았다”라고 말했다.

한 나꼼수 지지자가 “솔직히 성기 빗댄 욕들은 불편하다”고 하자 “노골적이지 않으면서도 파괴력을 가진 욕 아닌 욕을 기대하라”고 답하기도 했다. 자신이 풍자의 대상으로 삼아온 조현오 경찰청장에 대해서도 “현오 형, 기왕 처지가 같은데 함께 욕쟁이나 합시다”라며 비꼬았다.

김 씨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다음 주부터 ‘벙커원’(나꼼수 오프라인 카페)에 상주하며 지배인 역할을 한다”며 “정치적 지분 없이 ‘나꼼수’의 한 멤버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 씨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나꼼수 멤버 전체의 뜻으로 해석된다. 15일 인터넷에는 총선 직후인 11일 밤부터 12일 새벽 벙커원에서 열린 뒤풀이 현장을 담은 동영상이 확산됐다. 이 동영상에서 김어준 씨는 “나꼼수 때문에 선거에서 진 게 아니라 나꼼수로 이만큼 저지한 것”이라며 “아무리 언론이 때려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었을 텐데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때려도 득표율이 45%나 나왔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4·11총선#김용민#나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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