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한국공관에 남은 탈북자 7명도 월말까지 순차입국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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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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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자 4명 한국행… 나머지 공관체류자들은 어떻게 되나

주한 中대사관 앞서 “탈북자 북송 반대” 중국 내 한국공관에 장기 체류하던 탈북자 4명이 2일 입국한 가운데 4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난민네트워크가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집회를 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주한 中대사관 앞서 “탈북자 북송 반대” 중국 내 한국공관에 장기 체류하던 탈북자 4명이 2일 입국한 가운데 4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난민네트워크가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집회를 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중국 내 한국공관에 장기 체류하던 탈북자 11명 중 4명이 2일 입국함에 따라 나머지 7명도 순차적으로 한국에 들어올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중 양국은 공관에 장기 체류 중이던 탈북자 중 국군포로의 가족과 미성년자를 우선 한국에 보내되 나머지도 조만간 모두 한국행 비행기에 태우기로 합의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해 왔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남은 탈북자들도 앞으로 열흘 안에,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2번쯤 나눠서 들어올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중국 당국이 이들의 입국 사실이 언론에 노출된 것을 문제 삼아 일정을 미룰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이미 외교적 합의가 이뤄진 만큼 중국이 이를 번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정부는 이들의 입국과 관련한 언론의 확인 요청을 거부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 고위 당국자는 “보안이 요구되는 상황인 만큼 아무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며 “관련 내용이 섣불리 알려질 경우 탈북자들의 한국행이 몇 달 이상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입국한 국군포로의 딸 백영옥 씨(47)와 백 씨의 두 자녀 등 4명은 현재 관계기관의 합동신문을 받고 있다. 합동신문은 최장 6개월까지 가능하지만 이들의 경우 이미 공관에 머무는 동안 정보가 대부분 확인된 상태여서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들은 하나원에 입소해 3개월간 한국사회 적응에 필요한 교육을 받게 된다.

백 씨 등은 합동신문 과정에서 정신상담사와 의료진의 특별관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제한된 공간에 30개월 이상 갇혀 있었던 만큼 그동안 쌓인 정신적 스트레스가 컸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판단에 따른 조치다.

실제로 공관 내 탈북자들은 좁은 공간에서 기약 없이 장기 체류하는 데 따른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들은 하루 3끼를 모두 공관 인근의 한국 식당에서 배달시켜 먹는다. 날카로운 칼 같은 조리 기구를 둘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탈북자는 외부에서 반입된 음식에 독이 들어 있을 수도 있다며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대다수 공관 내에는 남녀별, 가족별로 별도의 숙소가 마련돼 있고 헬스시설과 탁구장, 간이도서실도 설치돼 있다. 그러나 일부 시설은 마당이 따로 없는 건물에 위치해 탈북자들이 바깥에서 운동을 하거나 햇볕을 쬐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공관 측은 각종 교육, 문화 프로그램을 만들고 정기적으로 서울에서 보낸 정신상담사를 통해 상담도 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탈북자들의 체류 기간이 길어지면서 프로그램을 짜고 운영하는 것도 큰 부담”이라며 “아무리 TV와 동영상 등을 보여주며 가르쳐도 이들에게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가상체험’이라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보호시설에는 종종 한국 국회의원 등 고위 관계자나 인권단체 인사들이 참관을 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탈북자들로부터 “우리가 동물원 속에 있느냐”는 항의가 많아 최근엔 가급적 자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탈북자#입국#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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