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6]安 “창당했으면 꽤 많은 의석 얻었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5일 03시 00분


■ 경북대 특강서 ‘정치 행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 행보가 갈수록 거침이 없다.안 원장은 4일 오후 대구 경북대에서 열린 ‘안철수 교수가 보는 한국경제’라는 특강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가 중요하다. 사실 내가 제3당을 창당했으면 (총선에서 의석을) 꽤 많이 확보할 수 있었겠지만, 지난해 12월 창당 안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에 대해선 “내가 선택하는 게 아니라 내게 주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한때 ‘안철수 신당’을 검토했음을 뒤늦게 밝힌 것이다.

전날 전남대 강연에서 ‘안철수판 총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던 그는 이날도 기존 정치권과 차별화되는 정치적 메시지를 던졌다. 안 원장은 “아주 민감한 총선 기간에 강연을 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후보 선택에 대해 “어떤 사람들이 우리를 존엄하게 여기는지, 진정성과 실현 의지를 갖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치인은 사회의 자원을 배분하는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싼 물건 하나, 점심 메뉴를 놓고서도 고민하는데 치열하게 판단해서 총선에 열심히 참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 원장은 최근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 등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구도에 대해선 “요즘 분위기가 아쉽다”며 “상대방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과정의 하나이겠지만 자신의 철학과 방향부터 제시하고 설명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메니페스토의 바탕 위에서 정치권이 상대를 비판해야 한다”며 정책 대결을 주문했다.

안 원장은 한국 경제상황과 관련해 “지금부터 2018년까지 6년간 잘 대처해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 대통령의 임기가 2018년 2월까지이므로, 차기 대통령에 대한 주문으로 해석됐다. 그는 “좋은 국가란 국민 개개인이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6년간은 제한된 일자리를 두고 청년층과 노인층 간의 다툼이 일어날 것이며, 가장 심각한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당초 이날 강연은 강의실에서 진행하려고 했으나 학생 1000여 명이 몰려 급히 대강당으로 옮겼다. 진행을 맡은 김형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강연 전 “이 시대의 현인이며 내년 이맘때면 대통령님으로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안 원장을 소개했다. 이에 안 원장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지만 딱히 반박하지도 않았다.

대구=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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