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2012 4·11총선/표밭 현장을 가다]<4>서울 영등포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9일 03시 00분


새누리당 권영세 “초선 심정으로 최선” vs 민주통합당 신경민 “이제는 일꾼 바꿀때”


《 국회의사당이 있는 서울 영등포을에선 새누리당 사무총장이자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으로 선거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권영세 의원과 민주통합당의 ‘입’인 신경민 대변인의 맞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영등포을은 권 의원 전에는 민주당 김민석 전 의원이 재선을 할 정도로 야당세가 만만치 않았던 곳. 새누리당의 수성(守城)이냐, 민주당의 재탈환이냐에 관심이 모아진다. 》
■ 권영세 새누리당 후보

서울 영등포을에서 4선에 도전하고 있는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가 28일 오전 신길동 영등포구민체육센터앞에서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서울 영등포을에서 4선에 도전하고 있는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가 28일 오전 신길동 영등포구민체육센터앞에서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2004년 탄핵 때보다는 분위기가 괜찮은 것 같긴 하지만….”

28일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 신길5동 지역구 사무실에서 만난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는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2002년 보궐선거 이후 내리 3선을 했지만 이번 총선 전망에 대해 “두고 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오전 6시부터 인근 대림역과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출근 인사를 마치고 잠시 사무실에 들렀다는 권 후보는 민주통합당 신경민 후보에 대해 “선거조직의 귀재를 얻었다는 말이 있다”며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찾아간 곳은 사무실과 가장 가까운 지하철 7호선 신풍역 인근 골목길. ‘새누리당 권영세’라는 흰색 어깨띠에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점퍼와 운동화를 착용한 그는 오가는 시민들에게 연신 고개를 숙이고 일일이 악수한 뒤 “다시 한번 잘 부탁드린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당 사무총장으로서 공천을 마무리하고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지역을 돌아보기 시작했다는 그는 “세몰이를 하듯 선거운동을 하면 국민이 피곤해한다”면서 “최소한의 인력만 데리고 조용하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18대 총선 당시 공천을 책임졌던 당의 사무총장이 정작 자신의 총선에선 패했던 사실을 의식한 듯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10년 전 초선에 도전했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교육 주거 보육 등 주민의 삶과 직결된 민생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에선 권 후보가 중앙당에 신경을 쓰다 보니 지역구 관리에 다소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를 봐도 아직 뚜렷하게 표심이 쏠리고 있지 않다. 신길1동 대신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김모 씨(45)는 “지난 10년 동안 여의도만 발전하고 나머지 지역은 개발된 것이 없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여의도 삼익아파트 입구에서 만난 이모 씨(53)는 “권 후보가 크게 잘못한 것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 권영세 후보는 ::

△서울(53) △서울 배재고, 서울대 법학과,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행정학석사 △16∼18대 의원 △한나라당 최고위원 △국회 정보위원장 △새누리당 사무총장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신경민 민주통합당 후보


서울 영등포을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신경민 후보가 28일 당산동 영등포아트홀 앞에서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서울 영등포을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신경민 후보가 28일 당산동 영등포아트홀 앞에서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캠프 관계자들이 “MBC 개념앵커 출신 신경민을 지지해 달라”고 하자 신 후보가 뒤이어 “제가 그 신경민입니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20, 30대 젊은층이 금방 알은체를 하며 밝게 웃고 악수했다.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며 정부에 비판적인 클로징 멘트로 인기를 얻었던 그의 높은 인지도가 느껴졌다.

민주통합당 신경민 후보는 28일 오전 7시경부터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신풍역 앞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국민을 유린한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 ‘엉망 공천’의 핵심인 권영세 후보를 심판해 달라. 영등포가 변해야 정권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어깨띠 문구는 ‘선수교체, 우리들의 대변인’이다. 어떤 상인은 “새누리당이 너무 오래해 바꿔야 한다”고 호응했다. 공천이 늦게 결정되는 바람에 선거운동을 갓 시작한 그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강행군의 연속이다. “(선거운동용) 승합차가 사무실”이라고 했다.

영등포을은 새누리당 권 의원이 내리 3선을 한 곳.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에도 권 의원이 당선됐고 2008년 총선 때는 민주당 후보가 큰 표 차로 졌다. 신 후보는 “보수층이 많은 여의도 주민들은 민주당을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그는 여론조사에서 박빙승부를 하고 있음에도 극도로 신중했다. 그는 “권 후보가 심판 대상인 새누리당 실세임에도 박빙으로 나온 건 정권 심판론이 지역 민심에 먹혀들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신 후보가 ‘주민 소유권을 지나치게 제한한 여의도 전략정비구역 백지화’ 등 지역 현안을 파고들고자 애쓰는 것은 이 때문이다.

회사원 김태진 씨(39)는 “진실하다고 느꼈다. 권력의 억압을 겪어 ‘없는 사람들’의 처지를 잘 이해해 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신 후보가 찾은 대한노인회 영등포구지회 정기총회에서 만난 한 노인은 익명을 요구하며 “처음 본 사람이라 믿을 수 없다. 난 새누리당 지지자”라고 말했다.

:: 신경민 후보는 ::

△전북 전주(59) △전주고, 서울대 사회학과 △MBC 워싱턴 특파원, 국제부장, 보도국장 직무대행 △민주당 대변인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11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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