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25]與, 석호익 공천취소 놓고 진통… 공천위-비대위 힘겨루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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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차공천 내일로 연기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가 경북 고령-성주-칠곡의 석호익 후보공천 취소 문제를 놓고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16일 공천위 회의에서는 석 후보 공천 취소를 압박하는 비대위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의견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 공천위는 석 후보 공천 여부를 포함해 18일 남은 지역구 공천자 명단을 모두 발표할 예정이다.

○ 공천위-비대위 힘겨루기

공천위는 16일 오전 지역구 공천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하루 종일 석 후보 공천 여부를 논의하느라 다른 지역 공천은 거의 다루지 못했다. 석 후보는 오전 10시 반부터 5시간 30분 동안 공천위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석 후보는 2007년 5월 한 강연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진화했다. 여성은 ○○ 하나가 더 있지 않으냐”고 말한 사실이 15일 공천 직후 알려지면서 여성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석 후보는 공천위 조사에서 “강의 내용은 오히려 여성을 우대하자는 내용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위원 상당수도 소명을 듣고 “문제의 발언은 석 후보가 여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모 학자의 말을 인용한 것일 뿐 여성 비하 의도가 없었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외부 공천위원 중 상당수는 석 후보의 공천 취소를 요청한 비대위에 강한 불만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원들은 15일 저녁 공천위에 “석 후보 공천 취소를 요청하며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19일 비대위 회의에서 정식으로 재의를 요구할 것”이라는 뜻을 전달했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16일 라디오에 나와 “(석 후보 공천은) 그대로 지나갈 수는 없는 일 같다”고 말했다.

이에 공천위 내에서는 “이미 공천이 취소된 이영조, 박상일 후보 사례를 포함해 비대위가 사사건건 공천위의 공천에 문제제기를 해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됐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내부 공천위원들은 “국민 눈높이를 생각해야 한다”며 석 후보 공천 취소를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져 최종 결정은 18일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공천 취소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이재오 의원 공천을 둘러싼 논란 때는 “당의 화합을 위해 도덕성에 하자가 없는 이 의원 공천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석 후보 공천 문제를 놓고는 비대위와 뜻을 같이하는 모양새다. 그는 16일 충남 세종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공천 과정에서 미처 못 본 것이 있거나 후보가 됐다 하더라도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그럴 때는 후보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말했다. 석 후보 논란에 대해서도 “자세히 모르지만 문제를 알고 (공천) 했다면 그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전날 권영세 사무총장이 “(석 후보가)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은 틀림없지만, (해당 지역에 추천할) 후보가 마땅치 않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한 데 대한 지적으로 해석된다.

○ 각종 공천 잡음

부산 수영의 박형준 후보는 “17일 열릴 예정이었던 국민참여경선을 갑자기 여론조사 경선으로 바꾼다는 연락이 15일 저녁에 왔다”며 “(성추문 논란으로) 경선 판세가 기우니까 저에게 공천을 줄 수 없다는 정치적 판단을 했다는 것 외에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고 반발했다. 권 사무총장은 “경선이 너무 과열돼 부작용을 막기 위해 여론조사 경선을 선택했다”고 반박했다. 이 지역은 친박(친박근혜)계인 유재중 의원과 친이(친이명박)계인 박 후보 간 치열한 경선이 진행되고 있다.

성추문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 공천을 받은 K 후보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 당직자는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K 후보가 2006년 11월 20일경 당원 4명과 1차를 마치고 가는데 한남동 주택가 부근 단란주점으로 나를 따로 부르더니 바지를 벗고 덮쳤다”고 주장했다. K 후보는 “그 사람과 단란주점에 간 적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2010년 6·2지방선거 당시 선거캠프 회계책임자가 자원봉사자들에게 돈을 건네 시장직을 잃었던 유상곤 전 서산시장이 충남 서산-태안에 공천을 받은 것을 두고도 비슷한 이유로 공천을 받지 못한 김충환 윤영 의원, 허범도 전 의원과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 일각에서는 역사관 논란으로 낙마한 서울 강남갑 박상일 후보를 비례대표 후보로 재공천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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