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신애라 씨 부부 “이념 떠나 동포 목숨 걸린 일… 함께 울어야 힘도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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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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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북송 반대 스타 50人콘서트’ 주도한 차인표-신애라 씨 부부

탈북자들은 더는 외롭지 않았다.

탈북자들을 위한 연예인 모임 ‘크라이 위드 어스(Cry with us)’가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 위로 콘서트에 참여한 연예인 50명은 “강제송환돼 언제 처형당할지 모르는 탈북자들을 위해 제발 함께 울어 달라”고 호소했다.

연예인들이 진심으로 탈북자 문제에 공감하게 만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주인공은 연기자 부부인 차인표 신애라 씨. 신 씨는 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치적 이념이나 거창한 생각 때문에 나서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가,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 북송된다면 어떨까’ 하는 평범한 사람의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신 씨는 공연장에서 탈북자들에게 쓴 눈물의 편지를 읽던 탈북자 이경화 씨(26·여)의 모습을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씨는 중국으로 탈북했다 강제 북송된 뒤 2년 만에 다시 탈북했다. 신 씨는 “‘나라면…’이라는 평범한 마음으로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라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

이날 동료들의 힘을 모으기 위해 큰 역할을 한 차 씨는 “세계인 모두가 탈북자 문제에 관심을 가질 때까지 온 힘을 모아 관련 문화 행사를 계속하겠다. 절대 일회적인 행사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쥬얼리 “일반인에 문제 심각성 알리고 싶어” … 우리는 이래서 나섰다 ▼
송재호 “고향이 평양이라 탈북자만 생각하면…”
이윤미 “같은 말 쓰는 피붙이같은 동포인데…”

“북송은 ‘죽음’의 다른 말이다. 사람이 당할 수 없는 일을 당하고 있다.”(이충희 KBS 농구 해설위원)

“후원 탈북자가 북송 위기에 처했다. 이념과 거창한 무언가를 떠나 사람의 목숨이 달린 문제다.”(개그우먼 이성미 씨)

연예인 모임 ‘크라이 위드 어스’가 주최한 콘서트에 참여한 연예인 50명은 탈북자의 북송 반대에 목소리를 모았다. “정치적인 것도 이념적인 것도 아니고 인권 차원에서 눈물로 호소한 것이다.”(탤런트 최란 씨) “함께 울어야 힘도 커진다.”(가수 박지헌 씨)

탤런트 송재호 씨는 “고향이 평양이라 탈북자만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고 말했다. 개그맨 임우일 씨는 선배 개그맨의 독려로, 남성 듀엣 ‘지기독’은 소속사의 대표 권유로 참여했다. 하지만 이들은 같은 동포를 돕는 데 이유가 따로 없다고 강조했다.

그룹 ‘소방차’의 멤버였던 김태형 씨는 “동포로 우리가 마땅히 돌봐야 할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남편인 작곡가 주영훈 씨와 함께 탈북 청소년 돕기에 꾸준히 나서 온 배우 이윤미 씨도 “우리와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생김새를 가진, 가장 가까운 피붙이에게 너무 소홀했다. 그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모이면 고통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동참을 호소했다. 주 씨는 이 모임의 이름이자 차인표 씨가 주연한 탈북 문제 영화 ‘크로싱’의 주제가 ‘크라이 위드 어스’를 작곡했다.

이들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자신들이 북송 반대 운동에 참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생각도 밝혔다.

“탈북자들은 신상을 공개하기 어렵기 때문에 활동이 제한적이다. 그래도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연예인들이 나서서 문제의 심각성을 대신해 알리고 싶었다.”(걸그룹 ‘쥬얼리’) “연예인들이 앞서면 일반인들도 많이 동참하게 될 것이다.”(아티스트 낸시랭 씨)

개그우먼 김영희 씨는 “더 많은 동료 개그맨들과 동참하겠다”, 가수 나오미 씨는 “탈북자들을 위해 계속 노래하겠다”, 탤런트 이매리 씨는 “북송 반대 운동이 세계적으로 확산돼 영향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는 각오와 계획을 밝혔다.

이 밖에 강경헌 구준엽 권재관 김범수 김영희 노현희 박미선 박상민 박완규 버벌진트 별 송은이 심태윤 안선영 윤복희 이하늬 장혜진 장희웅 전익령 조향기 진미령 최정원 최필립 한그루 황보 황선희 씨와 이무송 노사연, 강원래 김송 부부도 콘서트에 참여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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