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 대박 친 민주, 청년비례대표 참여 저조에 ‘울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2일 03시 00분


1·15 전당대회 시민선거인단 모집에서 ‘대박’을 터뜨린 민주통합당이 ‘청년 비례대표 선출’에선 젊은층의 저조한 참여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민주당은 11일 ‘청년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선출’ 접수 마감일을 당초 13일에서 28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방식의 청년 비례대표 후보 모집을 지난해 12월 28일 시작했지만, 마감을 이틀 앞둔 이날까지 지원자가 15명에 그쳐 마감시한을 연장한 것이다. 지원자 가운데 20대는 9명, 30대는 6명이었고 여성은 한 명도 없었다.

원혜영 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1월은 민주당 지도부를 선출하고, 2월은 청년 비례대표 경선의 달로 단계적 전략을 택했다”며 “두 가지 국민적 관심 사항을 동시에 추진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당은 64만 명이 몰린 시민선거인단 참여 열기가 청년 비례대표 모집으로 이어지길 기대했으나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실망하는 기색이다.

만 25∼35세 남녀 2명씩 총 4명을 당선 안정권 비례대표 순위에 공천하는 ‘청년 비례대표 선발안’은 시민통합당 측이 합당할 때 강력하게 요구한 사안이다. 당 지도부는 앞서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27세의 이준석 비상대책위원을 발탁한 점을 빗대 “우리는 청년들이 자신의 고민을 대변할 지도자를 스스로 뽑는다”며 ‘청년 비례대표 띄우기’에 나섰지만, 시행 초기부터 스타일을 구긴 셈이다. 요즘 젊은층이 모바일 투표처럼 손쉽게 할 수 있는 ‘간접 참여’에는 너도나도 나서면서도, 청년 비례대표처럼 손수 나서야 하는 ‘직접 참여’는 꺼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당 일각에서는 “경험이 없는 젊은 비례대표들이 원내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35세가 넘는 당내 출마 지망생들은 “우리는 위로는 세력화된 ‘386’ 선배들에게 치이고, 한편으론 나이가 많아 청년 비례대표 신청 자격은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민주당은 청년 비례대표 흥행 부진에 대한 염려를 애써 진화하려는 분위기다. 오종식 대변인은 “5분짜리 자기소개 동영상을 제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서 “막판에 지원자들이 몰려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 합동연설회’에서는 옛 민주당과 시민단체 출신 후보 사이에 ‘돈봉투’를 둘러싼 갈등이 전날에 이어 재연됐다.

시민세력 출신인 이용선 공동대표는 “단호한 조치와 철저한 진실 규명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했고, 진보신당 부대표를 지낸 박용진 후보는 “우리에게 불편한 진실일 수 있지만, 발본색원해서 철저하게 털고 가지 못하면 이명박 정부의 하수인으로 전락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출신인 이강래 의원은 “자충수 두고 있는 건 아닌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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