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정일 사망’ 불똥… 통합全大 흥행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2일 03시 00분


한명숙-문성근-이인영 출마선언 관심 못끌어… 박지원만 ‘북한 특수’

민주통합당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내년 1월 15일)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이라는 암초를 만나 흥행에 비상이 걸렸다. 급작스럽게 김 위원장 사망이란 핵폭탄급 이슈가 터지면서 정치권의 모든 관심이 북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예비경선(컷오프)이 김 위원장 영결식(28일) 이틀 전 치러지게 된 점도 부담이다.

당내에선 김 위원장 애도기간(29일까지)이 지나고 연초가 되면 상황이 바뀔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북으로 쏠려 있는 관심을 곧장 전대로 돌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우선 당권주자들의 출마 선언 자체가 조문정국에 묻혀 스포트라이트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조선중앙TV가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전한 19일 유력 당권주자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가 출마를 선언했지만 김 위원장 사망 소식에 파묻혔다. ‘386그룹’ 단일 후보인 이인영 최고위원은 21일 당초보다 하루 늦춰 출마 기자회견을 했지만 이번엔 조문단 파견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면서 관심을 끌지 못했다.

선거운동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후보는 선거인단 모집을 잠정 중단했고, 선거운동 역시 ‘맨투맨’보다는 전화를 돌려 지지를 호소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문성근 대표는 출마 선언을 하면서 국민의 명령 회원들로부터 노란색 장미꽃 100송이를 전달받는 퍼포먼스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격 취소했다.

당내에선 “박지원 의원이 당권주자 중 유일하게 ‘북한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정부가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 조문을 ‘답례’ 차원에서 허용하면서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인 박 의원이 조명을 받게 된 것. 특히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주역으로 김 위원장을 수차례 만난 그는 하루에도 5, 6차례씩 각 방송사의 특별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김 위원장과의 회동 모습이 담긴 자료 화면도 계속 중계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친노(친노무현) 세력과의 합당을 반대하고 12·11 폭력 전대 배후로 지목받아 궁지에 몰렸던 박 의원이 김 위원장 사망으로 부활했다”고 했다. 박 의원은 22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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