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박원순 때문에… ‘MB 추석메시지’ 고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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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따뜻한 사회’ 화두로… 국민과의 소통 프로 추진
두사람 출마선언과 겹칠수도

청와대 관계자는 4일 올 추석 연휴 기간 고향을 찾은 국민이 가족들과 마주앉은 자리에서 회자되기를 바라는 메시지로 ‘따뜻한 사회’를 꼽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강자에게는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약자를 위해 따뜻한 세상을 만들려고 2년째 팔을 걷어붙였다”는 말이 거론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추석 메시지를 이 대통령이 압도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점에 참모들은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변호사가 출사표를 내겠다고 공언한 탓이다. 두 사람은 각각 ‘청춘 콘서트’ 종료일(9일)과 진행 중인 백두대간 종주일(10일경)을 디데이로 예고한 상태다. 추석 민심의 한복판에 뛰어들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추석 연휴를 앞둔 시점을 골라 국민과의 소통을 시도했다. 100분간 생중계된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국정 구상을 설명했고(2008년), 생방송된 ‘사랑 나눔 콘서트’에 예고 없이 출연해 시 낭송을 했으며(2009년), ‘아침 마당’ 프로그램에 출연해 어머니를 주제로 대화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인간적 면모를 보이는(2010년) 방식이었다. 올해도 언론매체를 활용한 홍보 전략을 구상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 대통령은 4일 경기 이천시 선영을 찾아 가족들과 벌초하고 차례를 지내는 등 3시간 이상 머물렀다. 이에 앞서 3일에는 부인 김윤옥 여사, 손주 3명과 함께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를 관람했다. 현직 대통령이 프로야구 정규 시즌 경기를 관람한 것은 1994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 이후 처음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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