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서울시장 후보 너도나도 나서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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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의원직 사퇴” 배수진… 원혜영 등 10여명 신경전 치열
손학규, 千에 “선당후사해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출마 예상자만 10명 넘게 거론되는 민주당에서는 벌써부터 후보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그러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2억 원 수수를 시인하면서 후보들의 분위기도 바뀌는 듯하다.

경기 4선인 천정배 최고위원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의원직 및 당직 사퇴, 내년 총선에서 현 지역구(경기 안산) 불출마를 선언했다.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경기지역 3선인 원혜영 의원(부천 오정)은 서울로 주소지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원 의원은 이번 주에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다.

손학규 대표는 천 최고위원이 기자회견에 앞서 출마 결심을 전하자 “선당후사(先黨後私)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쓴소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 스스로 “내가 후보가 되겠다”고 한대서야 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최고위원회의가 어떻게 ‘필승카드’를 논의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로 풀이된다. 손 대표는 심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의원직 사퇴는 거둬줬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천 최고위원은 “번복할 수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 최고위원이 소속된 비주류 그룹인 ‘민주희망 2012’(전 쇄신연대)는 29일 회의를 열어 천 최고위원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한 재선 의원은 “아무리 명분이 좋아도 느닷없이 지역을 옮기겠다는 건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의원직 사퇴서 제출이 처음도 아니고, 바로 수리되는 것도 아닌데…”라며 못마땅해했다.

천 최고위원은 2009년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 처리 때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가 6개월 만에 “더 효율적인 투쟁을 하겠다”며 국회에 복귀했다. 또 의원직 사퇴서는 국회법상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수리되기 때문에 사퇴서가 받아들여질 확률이 낮다. 한 최고위원은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확인된 25.7%(투표율)의 보수층을 무시했다간 큰코다친다. 이들 중 90% 이상이 10·26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며 “10월은 민주당에 무섭고 잔인한 달이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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