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매체, 김정일 동선 신속 - 상세 보도

  • 동아일보

철저 함구 중국과 대조적
“北 이용하려는 언론플레이”

20일 시작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여러모로 석 달 전 중국 방문과는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러시아와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방러 소식을 신속하게 보도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러시아 대통령실은 김 위원장 출발 당일 성명을 통해 방러 사실을 확인했고 현지 언론도 가까이에서 포착한 김 위원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예상되는 일정과 동선도 보도하며 전문가의 분석까지 곁들였다.

중국 당국이 김 위원장의 방중 기간에 관련 내용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한국 정부에도 이를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러시아의 신속한 보도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언론 통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북한을 이용하려는 ‘언론 플레이’ 성격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행단 면면을 비교해 보면 이번 방러에서는 방중 때보다도 경제 분야에 더 비중을 두는 모양새다. 10여 명의 주요 수행인사 중 절반가량이 경제 담당자로 채워져 있다.

김 위원장이 과거 3차례의 중국 방문에서 대형 할인마트나 생산현장을 포함한 경제시찰을 계속했던 것과 달리 이번 일정에서는 수력발전소 같은 에너지 설비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점도 다르다. 이번 방러 일정은 대(對)한반도 영향력이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러시아가 북한에 핵심 프로젝트를 집중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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