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데려와야 회담 개최”… 서해선 대규모 군사훈련 준비김계관 뉴욕行 내일쯤 회담… 유엔 구호요청… 엇갈린 행보
북한이 북-미 대화를 앞두고 미국엔 구애하고 한국엔 위협을 가하면서 국제사회엔 손을 벌리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26일 중국 베이징을 거쳐 미국 뉴욕으로 떠났다. 미국 국무부는 28일이나 29일 미국 당국자들이 김 부상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클리퍼드 하트 6자회담특사,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 등이 김 부상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6일 북한 청년이 미국 여성과 데이트하다 행패를 부리는 불량배 3명을 쓰러뜨리고 여성을 구한다는 북한 태권도시범단의 미국 순회공연 내용을 소개했다. 이 통신은 “조선 태권도시범단이 미국 땅에서 미국 여성과 함께 펼친 시범출연이 관람자들의 아낌없는 절찬을 받았다”며 “조미(북-미) 사이의 오해와 불신을 가시고 이해와 존중, 신뢰에 기초한 관계를 맺는 것은 두 나라 인민의 공통된 염원”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북한은 최근 서해에서 대규모 지상, 해상, 공중 합동훈련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평안남도 남포 해군기지와 온천 공군기지에 함정과 전투기가 집결해 군사훈련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며 “정전협정 체결 58주년인 27일 이후에 상륙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북한군은 지난주부터 서해 남포 갑문 주변에 상륙함정과 공기부양정, 전투함 등 20여 척을 대기시키고, 강원도 원산기지에 있는 미그21 전투기를 온천기지로 보내 훈련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이날 금강산 관광사업 협의를 위한 당국 간 실무회담을 29일 열자는 남측 제안에 대해 ‘선(先)재산정리, 후(後)실무회담’을 주장하며 사실상 거부했다. 북한은 대남 통지문에서 “남측이 민간 기업인을 데리고 오는 조건에서 당국 실무회담을 개최하는 데 동의한다”며 “기업인을 데리고 오지 않으면 당국회담은 필요 없다”고 밝혔다.
마이클 멀린 미국 합참의장은 25일 ‘미국 안보전략’ 브리핑에서 “북한 정권이 또다시 도발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한국 지도자들은 대응 여부와 방식을 놓고 다시 한 번 어려운 결정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북한은 평양 주재 유엔기구에 수해 지원을 공식 요청해 유엔이 합동조사단을 급파할 예정이라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이날 전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관계자는 “북한 당국이 유엔 기구들이 북한에 미리 비치한 응급 구호물품을 방출해 줄 것을 공식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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