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첫 비핵화 양자회담]남북 첫 독자적 비핵화회담… 한반도에 ‘8월의 봄’ 열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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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 조속재개 노력” 합의
지난주 뉴욕서 예비접촉… 홍준표 “내달 진전 있을것”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이용호 외무성 부상은 22일 오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났다. 이번 회담은 6자회담과 연계되지 않은 최초의 남북 독자 비핵화 회담이다. 남북 수석대표 회동은 2008년 12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6자회담 기간에 만난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는 남북 간 첫 회담 성사를 계기로 북-미 회담, 북핵 6자회담으로 이어지는 비핵화 과정과 경색된 남북관계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후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의 병행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정치권에선 다음 달 8·15 광복절을 전후로 남북관계에 급진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앞서 남측은 지난주 뉴욕에서 북측과 사전 접촉해 남북 비핵화 회담 개최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지난주 외교부 관계자가 주유엔 북한대표부와 접촉해 비핵화 회담에 대한 의사를 타진하고 사전 협의를 했다”고 전했다.

남북 비핵화 회담에서 양측은 비핵화를 위해 북한이 취해야 할 조치들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하지만 양측은 이날 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남북은 23일 ARF 본회의장에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박의춘 외상이 비공식 회동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이 부상은 22일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2005년의) 9·19공동성명을 계속 확고히 이행하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앞으로 6자회담을 하루빨리 재개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위 본부장은 “비핵화 협상 과정 재개를 위해 여러 노력을 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런 과정을 지속함으로써 6자회담 여건 조성에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이 추구해온 3단계 프로세스(남북 대화→북-미 대화→6자회담 재개)의 중요한 일보가 됐다”고 평가했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 대화와 별도로 북-미 대화가 병행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남-북-미 (3자회담) 형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비공개 확대당직자회의에서 “8월에는 남북관계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이 비상한 관심을 모으자 홍 대표는 “북한 내부 사정 등을 토대로 그럴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얘기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발리=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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