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당권 잡은것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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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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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 상당수 洪대표 지원… 책임은 친박쪽으로 기울어
박근혜 통합리더십 보일듯

7·4 한나라당 전당대회 결과에 대해 친박근혜(친박)계 의원들은 ‘기대 반 우려 반’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전대에서 친이계가 몰락하고 ‘친박 대세’를 확인한 것은 성과지만 “권한은 없고 책임만 강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친박이라고 딱히 보기 힘든 홍준표 대표 체제의 책임을 박 전 대표가 져야 하는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단 박 전 대표의 향후 대선 행보는 전대의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박 전 대표 측근은 “그는 본인이 세워놓은 시간표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라며 “지도부 구성이 바뀌었다고 행보를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대 이후 박 전 대표의 통합 행보는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전 대표는 이번 전대에서 친이-친박 간 계파 다툼으로 번질까 유독 걱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 최고위원 출마 소식에 우려의 뜻을 내비쳤던 박 전 대표는 유 최고위원에게 “친박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지 말아 달라”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최고위원이 선거기간 내내 “친이-친박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박 전 대표의 정책적 행보는 민생, 복지 분야에서 ‘좌클릭’을 주장하는 유 최고위원과 궤를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4일 유 최고위원과의 통화에서 그의 정책 방향에 이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 핵심 관계자는 “민생, 복지에서의 좌클릭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며 “당내에서는 다른 경쟁자들이 박 전 대표와 각을 세우기 위해 더 보수적 스탠스를 잡게 되면서 이들의 대중적 확장성을 억제할 수 있고, 야당과 정책적 차별화를 최소화해 인물 구도로 여야 대선 구도를 몰고 갈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6월 원내대표 선거를 통해 급속도로 분화됐던 친이계는 이번 전대를 통해서 사실상 해체의 길을 가게 됐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이번 전대를 통해 친이계는 정치적인 종언을 고했다”며 “친박이 이끄는 당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친이계가 급속도로 세력이 약화된 것은 이재오 특임장관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중심으로 운영되던 축이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4·27 재·보선 패배 이후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친이계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자도생의 길로 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대에서도 친이계 의원 상당수가 홍 대표를 도왔으며 4일 전대가 끝난 후 홍 대표 캠프 해단식에는 적지 않은 친이계 의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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