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아쉽습니다/취임 1년 민선5기 광역단체장 릴레이 인터뷰]<7>우근민 제주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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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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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자치도… 권한이양 안돼… 관광객 면세 등 화끈한 지원을”

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특별자치도라는 명칭에 어울리게 제대로 밀어줘야 합니다.”

우근민 제주지사(사진)는 지난달 29일 “정부와 국회가 특별법으로 만든 제주특별자치도를 이름에 걸맞게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지사는 민선 5기 취임 1주년을 맞아 이날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여곡절 끝에 4월 29일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국회의원과 중앙정부 인사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설득하는 과정이 너무 어려웠다”며 “외교 국방 사법 분야를 제외하고 과감하게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특별자치도 지원에 아쉬운 점은….

“국무총리실은 제주지원위원회를 두고 특별자치도의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중앙정부의 각 부처는 특별법을 개정할 때마다 지역 간 형평을 들면서 권한을 주지 않으려 한다. 관광객에게 부가가치세를 돌려주는 환급제도가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품목이 렌터카 기념품 특산품 정도로 한정적이다. 호텔을 비롯한 숙박과 음식 교통에서도 부가세 환급이 이뤄져야 관광객이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세수가 줄어들겠지만 정부 예산 규모에서 보면 사실 그리 큰 금액이 아니다. 면세제도도 마찬가지다. 내국인 면세점 운영으로 관광객이 혜택을 보고 있지만 품목이나 구매액 등이 너무 제한적이다. 마지못해 찔끔찔끔 주는 식이 아니라 좀 더 능동적으로 권한을 넘겨줘야 한다.”

―민관복합형 관광미항(해군기지) 문제는 어떻게 풀 것인지.

“일본 오키나와를 방문했을 때 주지사로부터 ‘자위대는 국가안보를 위해 필요한 일이지만 주민의 생업이나 일상에 지장을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 원칙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공감했다. 해군기지도 비슷하다. 해군기지는 국책사업이고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업이다. 그렇다고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주민이 피해를 볼 수는 없다. 전임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과 현직 이명박 대통령도 국가안보를 위해 필요하기 때문에 추진했다. 그렇다면 중앙정부가 의지를 보여야 한다. 해군기지 주변 지역 발전지원사업비는 반드시 국비로 이뤄져야 한다. 지역주민들은 아직도 중앙정부의 성의 있는 자세를 몸으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국가안보와 제주 미래발전의 연계, 강정마을 주민 보호라는 원칙 아래 갈등을 풀어가겠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전망은….

“세계 7대 자연경관은 스위스 비영리재단인 뉴세븐원더스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여러분의 투표와 관심이 제주도는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수출주도형 공업국가에서 친환경 선진국가로 바꿀 수 있다. 11월 11일 최종 결과가 발표된다. 최소한 1억 명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이 제주의 미래를 바꿀 것이란 확신이 섰기 때문에 쉼 없이 달리고 있다. 제주발전연구원은 7대 경관 선정 효과를 연간 최대 1조3000억 원으로 전망했다. 올림픽은 개최 후 몇 년이 지나면 잊혀지지만 7대 자연경관은 후손들까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 달성에 이어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오르면 제주가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환경도시로 거듭난다. 꼭 001-1588-7715를 눌러서 투표해 주길 바란다.”

―‘수출 1조 원 시대’ 공약을 내걸었다.

“대한민국이 ‘수출 코리아’ ‘제조업 코리아’ 브랜드를 가지고 세계를 누비고 있는데, 유독 제주만 이런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 제주의 수출액은 우리나라 총수출액의 0.1%도 안 된다. 수출에 제주의 미래가 달렸다는 생각으로 지난해 ‘수출 제주의 원년’을 선포했다. 수출진흥본부를 신설하고 한국무역협회 제주사무소가 문을 열었다. 삼성물산, 인도네시아 ㈜레젤 등과 수출협력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수출기업 수가 지난해 40개사에서 올해 86개사로 급증했다. 수출품목도 34개에서 75개로 늘었다. 무엇보다도 기업인, 공무원들이 자신감을 얻은 게 현재까지 가장 큰 성과다. 제주에는 청정농축수산물, 8000여 종의 생물자원이 있다. 이런 가치를 제대로 활용해서 제주경제의 산업구조를 바꾸고 싶다.”

―제주로 들어오는 교통편이 여전히 부족하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해외 직항 노선을 10개에서 12개로, 중국 및 대만 지역 전세기를 10편에서 13편으로 확대했다. 단일 외국 관광단으로는 최대 규모인 중국 바오젠(寶健)일용품유한공사 인센티브 관광단 1만5000여 명 유치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국내외 관광객이 편안하게 제주를 찾는 교통편은 여전히 불안하다. 공항 문제와 관련해 신공항 건설, 현 공항 확충, 기존 공항을 보완하는 제2공항 건설 등에 대한 전문가 분석이 진행되고 있어 현재 뭐라 단정할 수 없다. 해상으로 외국인을 끌어오는 국제크루즈 관광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제주항을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선사를 유치하겠다.”

우 지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제주 ‘물’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했다. 우 지사는 “일본 지진과 원전 사태 등으로 제주의 먹는 샘물인 삼다수가 크게 히트를 쳤다”며 “해외에서 삼다수가 충분히 통할 것으로 확신하고 디자인이나 가격, 유통 등에서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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