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中 투먼시-조선족 한인들의 분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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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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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의원 7명 의전 과정 일꼬여

중국 투먼 중-조 국경
중국 투먼 중-조 국경
중국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투먼(圖們) 시는 27일 오전 한국에서의 귀빈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한나라당 의원 7명을 포함한 20명이 투먼을 방문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일정에는 △시 정부 주요 인사 면담 △창지투(長吉圖·창춘∼지린∼투먼을 잇는 개발) 계획 브리핑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예정됐던 손님들은 아무도 오지 않았고, 시 당국과 조선족자치주 주민들은 분개했다. 왜 이런 일이 빚어진 것일까.

이병석 신상진 신성범 현경병 김장수 공성진 원희목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7명을 포함한 국민통합포럼 회원 20명은 25∼27일 세미나를 위해 중국 옌지(延吉) 룽징(龍井) 백두산을 찾았다. 이들은 마지막 날인 27일 옌지에서 차로 30분 거리인 투먼을 방문하기로 하고 출국 전 한국 외교통상부에 의전을 요청했다. 투먼이 북-중 접경지역이라 안전을 위해 특별히 의전을 요구한 것이다.

본부 지시를 받은 선양(瀋陽)총영사관은 의원들의 의전을 옌볜한인회에 의뢰했다. 이병석 의원실은 총영사관의 설명에 따라 한인회에 ‘투먼 방문 때 3시간 정도의 의전’을 부탁했다. 이에 따라 한인회는 투먼 시 정부에 협조를 구해 일정을 마련한 뒤 이 의원실에 e메일로 전달했다.

오해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한인회는 이 e메일에 ‘금일봉 아시죠?(지참 요망)’라는 문구를 넣었다. 투먼 방문 때 중국 관행에 따라 투먼 시에 줄 선물을 준비하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를 본 이 의원 측은 “한인회에 금일봉을 달라”는 것으로 오해했다. 오해는 곧 풀렸지만 이 의원 측은 목적이 투먼 관광이었던 만큼 일정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취소 결정을 한인회 관계자가 아닌 한국 외교부와 선양총영사관에 전달하면서 일이 꼬였다. 취소 결정을 정확히 전달했는지는 이 의원실 측과 총영사관 측 간에 주장이 엇갈린다. 한인회 측은 취소 의사를 전달받지 못했고 한인회는 한인회대로, 투먼 시는 투먼 시대로 준비를 모두 마쳤다.

당일 오전 7시경 의원들이 묵고 있던 옌지 시내 호텔에 한인회 관계자가 안내하려고 도착했다. 하지만 의원들은 “따로 가겠다”며 안내를 거부했다. 시 고위 관계자를 이른 아침부터 투먼 요금소에서 대기시켰던 투먼 시는 바람을 맞은 꼴이 된 것. 이 의원실 측은 “투먼 의전을 요구했지 투먼 시정부와의 미팅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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