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16명… 텐진호 놓친 뒤 인근 伊상선 납치”

  • 동아일보

“해적, 기관 조종 시도한 흔적”… 텐진호 예정대로 정상 운항

한진텐진호를 납치하려 했던 소말리아 해적은 16명 정도로 추정된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피랍을 모면한 한진텐진호는 최영함의 호위를 받으며 정상 운항을 시작했다.

이붕우 합참 공보실장은 22일 브리핑에서 “한진텐진호를 납치하려다 실패한 해적들이 곧 인근의 이탈리아 상선을 납치했는데 이들은 16명 정도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최영함의 링스헬기도 이탈리아 상선이 납치되는 장면을 목격했지만 일단 한진텐진호 구출이 급해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이 실장은 전했다.

이날 이성호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해적들의 한진텐진호 공격 및 선원 구출 당시의 상황을 보고했다. 그는 “해적들이 한진텐진호 좌·우현에서 사격을 가해오자 선원들은 모두 선원피난처(시타델)로 대피했다”며 “해적들은 상용 인공위성전화기를 사용하고 기관 조종을 시도한 흔적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본부장은 “링스헬기와 최영함이 한진텐진호를 근접 정찰하면서 K-6 100발과 함포 6발을 경고 사격했는데 해적은 이미 선내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한 뒤 “최영함에 탑재된 헬기의 성능을 보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영함은 다음 달 6일 충무공이순신함과 임무 교대를 할 예정이다.

한편 한진해운은 “한진텐진호가 일정 변경 없이 예정된 운항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진텐진호는 선원들이 구조된 직후인 21일 밤부터 최영함의 호위를 받으며 정상 운항을 시작했으며 스케줄보다 지연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다음 항구인 싱가포르까지 속력을 높이고 있다.

한진해운 측은 “승조원들의 건강에는 전혀 이상이 없으며 검진이 필요하다고 판단되거나 검진을 요청하는 선원은 입항한 후에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텐진호는 싱가포르를 거쳐 중국 상하이로 갈 예정이며 부산에는 입항하지 않고 다시 유럽으로 향할 계획이다. 또 한진해운은 “한진텐진호가 아직 시타델 내부에 위성통신 장비를 갖추지 못했는데 상하이에 입항하는 즉시 이 장비를 설치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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