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우리 原電 안전… 루머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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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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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安대표와 ‘4개월만의 정례회동’… 15분간 독대도“신공항-과학벨트, 與野가 아닌 與與갈등이 문제”

이명박 대통령(오른쪽)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17일 청와대에서 아침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누출과 관련한 각종 유언비어 확산에 대해 “정말 우려스럽다. 유언비어는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오른쪽)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17일 청와대에서 아침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누출과 관련한 각종 유언비어 확산에 대해 “정말 우려스럽다. 유언비어는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태와 관련해 “일본 원전 방사능(방사성 물질)이 (한국으로) 넘어오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인터넷에서 이상한 얘기가 나오는데 정말 우려스럽다. 이런 유언비어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의 조찬을 겸한 당청 월례회동에서 “일본 원전은 40∼50년 전의 것으로 형(모델)이 우리와 다르다. 우리는 안전기준이 높아졌을 때 설계돼 안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배석한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일본 국민과 언론의 역할에 놀랐다. 특히 방송의 자제에 놀랐다”며 “일본의 언론과 방송, 정부의 역할, 성숙한 시민의식은 배울 만하다”고 덧붙였다.

원전 사태에 대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주요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인터넷에 검증되지 않은 각종 루머가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부 누리꾼은 “방사성 물질에는 염산, 청산가리 등이 함유돼 있다. 이게 비에 섞여 내리면 끔찍한 일”이라는 식의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이은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1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 과연 안전한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방사성 물질 누출이) 한국에 피해를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석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기획부장도 “당분간 편서풍이 계속 불 것으로 본다.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로 건너올 가능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안 대표가 ‘동남권 신공항과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관련 갈등이 심하니 합리적 기준으로 신속히 결정해 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국책사업에 대해 여야가 아니라 여여 갈등이 되고 있어 문제다. 국책사업에서 정치논리는 배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신공항 입지 등에 대한 여당의 신속한 결정 요청을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그간 여권 내부에서 나타난 불협화음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신공항, 과학벨트 문제는 합리적으로 결론내려야 한다”며 “이전 정부에서 잘못했다고 우리도 방치하면 안 된다. 당정이 이런 소신을 갖고 하면 국민들이 책임 있는 정부라고 평가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3일 아랍에미리트(UAE)의 유전 개발 양해각서(MOU) 체결에 얽힌 뒷이야기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UAE에 독자 개발권을 달라고 하자 실무진이 한국 능력을 의심하면서 반대했지만 왕세자가 (한국이) 아랍 형제국보다 가깝다며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등 각종 현안에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낙마 파동을 둘러싼 당청 간 갈등 기류 탓에 4개월 만에 열렸다. 이 대통령은 조찬 후 안 대표와 15분간 독대해 4·27 재·보궐선거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의견을 주고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회동에는 한나라당에서 원희룡 사무총장과 원희목 대표비서실장, 안형환 대변인, 청와대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진석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 그리고 이재오 특임장관이 배석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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