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日대지진 피해-구조 상세보도로 전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7일 1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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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전문 이후 적극 보도…중앙통신 사진특집도

북한이 지난 14일 장재언 조선적십자회 위원장의 위로전문 발송을 계기로 일본의 대지진 피해 소식을 연일 상세히 전하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직후 침묵하다가 하루가 지난 12일에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간략히 보도하는 등 한동안 신중히 접근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오후 외신을 인용해 "리히터 규모 8.8의 강한 지진이 도호쿠 지방을 중심으로 넓은 지역을 휩쓸었고 해일이 닥쳐 일대 혼란이 조성되고 있다"며 일본의 지진피해 상황을 처음으로 간략히 전했고 13일에는 조선중앙TV가 저녁 8시 보도를 통해 피해소식을 20초간 내보냈다.

이처럼 `간략한 보도'로 일관했던 북한 매체들은 대지진 발생 사흘 만에 이뤄진 북측의 위로전문 발송을 계기로 확 바뀌기 시작했다.

중앙통신은 14일 오후 8시 경 위로전문 발송소식을 전한 직후 일본의 지진피해를 상세히 전하기 시작했다. NHK방송을 인용해 인명피해 규모를 전하고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원자로 폭발상황까지 보도했고 중앙방송도 같은 내용을 전했다.

노동신문은 15일자와 16일자에 일본의 지진 피해와 원자력 발전소 폭발로 인한 방사능 물질 유출 가능성 등을 소개하기도 했고, 중앙통신은 16일부터 자체 홈페이지에 피해상황을 담은 사진을 특집으로 게재하고 있다.

한동안 피해에만 관심을 뒀던 북한의 보도태도도 조금씩 바뀌면서 피해를 막기 위한 일본의 노력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중앙방송은 16일 밤 "원자력발전소에서 누출된 방사능이 일본은 물론 주변 나라들에도 피해를 주지 않겠는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문제가 보다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10만 명 이상의 구조대를 파견해 재난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이 방송은 일본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 움직임도 전했다.

방송은 "최근 유엔 사무총장은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지진피해와 관련해 유엔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현재 중국, 러시아,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40여개 나라의 약 70개 긴급구조단이 파견됐거나 파견대기상태에 있고 여러 나라들이 구조물자들을 보내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앙방송은 장재언 적십자회 위원장이 위로전문을 일본에 발송했다는 사실을 소개하며 북한도 국제사회의 지원 행렬에 동참했음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일본의 친북단체인 조총련 동포의 피해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노동신문은 17일 '재일동포사회 지진피해구제에 총동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동포사회가 당한 물적 손실도 크다"며 "총련 중앙상임위원회는 재해가 일어난 직후긴급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재해지역 동포의 피해상황을 조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일본의 지진이 국제사회의 최대 이슈이고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방사성 물질 유출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북한도 이 사안을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일본의 지진피해를 상세히 전하는 북한의 보도태도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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