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금지령 내달 해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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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작년 9월에 水害로 못해… 최근 “기업인과 한번…” 언급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가을 직접 라운딩을 하며 골프 금지령을 사실상 해제하는 자리를 가지려 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여권의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21일 추석 연휴를 맞아 부인 김윤옥 여사와 가족, 참모들과 경기도의 한 골프장을 찾았다. 청와대 참모들은 지난해 여름부터 지방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이 대통령에게 골프장을 직접 찾아 골프 해금 메시지를 던지라고 건의했다.

오랜만에 골프채를 쥔 이 대통령이 타석에서 호흡을 고르는 순간 수행진이 휴대전화를 들고 달려왔다.

“무슨 일이야?”

“지금 서울에 물난리가 났다고 합니다. 특히 광화문 일대가 침수됐습니다.”

깜짝 놀란 이 대통령은 김 여사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다시 짐을 싸 일행과 함께 청와대로 돌아왔다. 이 대통령은 골프복 대신 민방위 점퍼를 입고 다음 날 침수현장을 찾았다.

이 대통령은 20일 한나라당 최고위원들과의 만찬에서 골프 얘기가 나오자 “나도 3월쯤 기업인들과 골프를 한번 치려고 한다”고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3월 류우익 당시 대통령실장과 8월 정정길 실장이 각각 골프 자제를 당부하는 이 대통령의 메시지를 청와대 직원들에게 전한 이래 공직사회에선 ‘보이지 않는’ 골프금지령이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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