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합참의장(오른쪽)과 마이크 멀린 미국 합참의장이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한미 합참의장 협의회’ 결과에 대한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한민구 합참의장과 마이클 멀린 미국 합참의장은 8일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은 새로운 양상의 북한 도발에 맞선 대비계획을 철저히 수립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군이 주도하고 미군이 지원하는 국지도발 대응 계획은 무엇인가.
▽한 의장=기본적으로 한국군의 능력을 주축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공동으로 계획을 발전시키고, 준비된 계획에 따라 즉각적으로 단호하게 대응하도록 계획을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한미가 긴밀히 협의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계획을 완성할 계획이다.
―한국군이 북한의 도발에 자위권을 발동하면 전면전으로 확대될 우려도 있는데….
▽멀린 의장=오늘 한국을 방문한 목적은 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가시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천안함 피격 사건과 고농축우라늄 시설 공개, 포격 도발 등 북한의 도발 행위는 매우 불안정한 요소이며 호전적이고 무차별적이다. 이런 행위의 중단을 요구한다. 한미동맹 정신에 입각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억제력을 유지하면서 전면전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한국군의 자위권 발동은 한국의 주권 문제이기 때문에 미국 측에 이해를 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인가. 양국이 이를 군사적으로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합의를 했는가.
▽멀린 의장=한국은 주권을 가진 국가이며 국민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 또 자위권은 모든 국가가 갖는 것이다. 도발하면 신속하게 즉각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얘기하기 어렵다.
―교전규칙 수정과 관련해 미국 측과 협의된 것이 있나.
▽한 의장=교전규칙은 유엔군사령관의 관할이기 때문에 미 합참의장과 논의할 사항은 아니다. 교전규칙 수정 방향에 대해 여러 차례 말했고 그런 방향에 따라 유엔군사령관과 협의해서 수정해 나갈 것이다.
―오늘 아침에 북한군이 포격 훈련을 했다는데, 이번 협의회를 겨냥한 것으로 보나.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어떻게 예상하나.
▽한 의장=한미 합참의장 협의회를 겨냥한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예상되는 추가 도발에 대해서는 군사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도발 유형을 상정해 대비계획을 갖고 있다.
마이크 멀린 미국 합참의장이 8일 일본의 한미 연합훈련 참가를 희망하며 ‘일본의 역할’을 강조한 것은 북한의 연평도 도발을 계기로 기존 한미, 미일동맹 구도에 변화를 추구하려는 미국의 희망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멀린 의장은 이날 “한미가 훈련할 때 일본이 옵서버로 참여하고, 미일이 훈련할 때 한국이 옵서버로 참여하는 것은 3국이 군사 분야 협력으로 가는 이동 단계”라며 “3국 간 더 많은 교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기존 미일동맹과 한미동맹이라는 양자관계를 ‘한미일 동맹 그물망’으로 확대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껄끄러운 한일관계 때문에 미국이 축이 되어 각각 한국, 일본과 동맹을 맺고 있는 현재의 ‘간접적 3각 동맹’ 구조를 북한 위협에 대응한다는 공동의 목표 아래 더 견고히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미국의 전략적 기대를 담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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