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홍규씨 국새 봉황부리 밑에도 ‘閔’자 새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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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안쪽엔 한자 문구 넣어

가짜 국새를 만들었던 제4대 국새단장인 민홍규 씨(56)가 국새의 봉황부리 밑에 한자로 자신의 성(姓)인 ‘민(閔)’자를 새긴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이에 앞서 민 씨는 국새 문양 ‘대한민국’의 ‘대’자 ‘ㄷ’ 사이에 자신의 이름을 한자로 파놓은 사실이 4일 국정감사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행정안전부는 14일 경찰이 민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민’자는 ‘門’과 ‘文’이 약간 떨어진 형태로 돼 있는 데다 주름처럼 보이는 굵은 선으로 조각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식별이 어렵다. 국새에서 가장 높은 부분에 새겨져 민 씨가 대한민국을 굽어보는 형상이라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민 씨는 자신의 이름뿐 아니라 국새의 봉황 꼬리 안쪽에 ‘태평년(太平年)’과 ‘만세새(萬歲璽)’라는 문구를 한자로 새겨 넣은 사실도 확인됐다. 행안부는 국새를 납품받으면서도 민 씨가 국새 곳곳에 자신의 이름과 출처불명의 문구를 새겨 넣은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해 가짜 국새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민 씨는 전통 방식으로 국새를 제작한 것처럼 속여 정부로부터 제작비 1억9000여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등)로 이달 4일 구속 기소됐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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