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사진 첫 공개]사진으로 본 권력변화

기타 입력 2010-10-01 03:00수정 2010-10-0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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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정은 사이에 이영호… ‘세습’ 떠받칠 軍실세 자리매김
북한 노동신문은 30일 노동당 대표자회 참석자들의 기념사진을 공개했다.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찍은 이 사진은 정확히 언제 촬영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앞줄 가운데 앉았으며 앞줄 왼쪽부터 전병호 당 정치국 위원, 이을설 인민군 원수(추정),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이영호 당 정치국 상무위원, 김 국방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김철만 당 중앙위원, 김국태 당 정치국 위원,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이 자리했다. 김 위원장 뒷줄 오른쪽에는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겸 당 행정부장과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이, 왼쪽에는 박도춘 당 비서 겸 정치국 후보위원과 김양건 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자리했으며 김정은 바로 뒤에는 실세로 떠오른 최룡해 중앙군사위원이 섰다. 전문가들은 이 사진을 통해 북한 권력의 역학관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의 기념사진에서 등장인물의 위치는 권력의 크기와 관련이 있다. 30일 노동신문에 게재된 사진을 보면 이번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해 개편된 북한 권력층의 역학 관계가 뚜렷이 드러난다.

정중앙에 앉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앞줄에 앉은 사람들은 북한 정권의 핵심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과 가까이 있을수록 서열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대체적으로 당 정치국과 중앙군사위의 핵심 인물들이 앞자리를 차지했고 군의 원로들을 배려한 흔적도 보인다.

사진에서 김 위원장의 바로 왼쪽에 이영호 정치국 상무위원이 앉았다. 이영호는 인민군 총참모장으로 27일 군 인사에서 차수로 승진했고, 28일 당 대표자회에서는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선임되면서 군부의 최고 실세로 급부상한 인물이다.

이어 김 위원장의 후계자 김정은이 자리를 차지했다. 그는 북한의 2인자이지만 공식적으로 보면 군 계급(대장)이 이영호보다 낮고 정치국에 자리가 없기 때문에 김 위원장 바로 옆 자리를 이영호에게 내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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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다음에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과 이을설 인민군 원수(추정)가 나란히 앉았다. 김영춘은 중앙군사위 위원도 겸하고 있다. 이을설은 당에서 중앙위원 직책밖에 없지만 최고사령관인 김 위원장에 이어 군 서열이 두 번째로 높다는 점에서 앞자리를 배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에 앉은 이는 전병호 정치국 위원이다.

김 위원장의 오른쪽 가장 가까이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정치국 상무위원이 자리를 차지했고, 이어 최영림 내각 총리 겸 정치국 상무위원이 앉았다. 그 다음에 앉은 김철만 당 중앙위원은 정치국이나 중앙군사위에 직책은 없지만 올해 92세로 군의 최고 원로를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김국태 정치국 위원 겸 당 검열위원장,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경희 정치국 위원 겸 당 경공업부장이 배치됐다.

조명록은 5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중 유일하게 모습을 보이지 않아 건강 악화설을 뒷받침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조명록의 약력을 “총정치국장을 거쳐 2009년 2월부터 국방위 제1부위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고 소개해 총정치국장에서 해임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 바로 뒤에 서 있는 이들도 만만치 않은 권력자이다. 이들 중 김 위원장의 바로 오른쪽이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겸 당 행정부장이다. 김정은 후견자 그룹의 실세로 인정받고 있지만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위원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앞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했다.

장성택의 오른쪽에 선 인물은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이다. 이번 당 대표자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던 인물이지만 김정은과의 불화로 정치국에서 아무 자리도 얻지 못했고 사진 촬영에서도 앞줄을 배정받지 못했다.

뒷줄에서 김 위원장의 바로 왼쪽은 박도춘 당 비서 겸 정치국 후보위원이며 그 다음에 김양건 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자리했다. 김정은의 측근으로 주목받고 있는 최룡해 당 비서 겸 중앙군사위원이 김정은의 바로 뒤에 서 있는 점도 흥미롭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김일성시신 안치 금수산궁전 촬영장소로 택해 ‘세습’ 강조 ▼


김정은이 등장한 노동신문 30일자 당 대표자회 기념사진은 모두 3장으로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촬영한 것이다. 이는 손자 김정은이 김정일 국방 위원장을 이어 3대 후계자로 나섰음을 할아버지에게 고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햇볕이 약간 비스듬히 비치는 오후 시간을 골라 찍어 사진에 등장하는 수백 명의 얼굴이 옆 사람의 그림자에 가리지 않는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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