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감사원 반박자료 내려다 갑자기 취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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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없이 반발’ 역풍 우려

국방부가 14일 감사원의 천안함 침몰사건 감사 결과를 반박하는 계획을 잡았다가 갑자기 그만뒀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원태재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군의 특수성이 깊게 검토되지 않고 사전에 대화가 없었던 점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군이 지나치다고 이야기한 부분은 오늘 오후쯤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원 대변인은 “다만 우려하는 것은 정부기관 간에 ‘다툼’처럼 보이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며 “초기 보고 및 대응 등에 대한 지적은 수용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개개인에 관한 것과 세부적인 조치에 관한 것에는 의견을 달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방부는 오후 들어 감사 결과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는 대신 ‘감사원 감사에 대한 국방부 해명자료 발표 유보’라는 1쪽짜리 자료를 냈다. 국방부는 이 자료에서 “국방부의 추가적인 입장 표명은 자칫 정부기관 간에 상호 반박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며 “감사 결과의 개별적 사안에 대한 입장이나 해명은 앞으로 국회 등에서 장관의 답변을 통해 밝혀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꾼 것은 감사 결과에 반발하는 모습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국방부가 당초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감사를 요청한 뒤 다시 그 결과를 하나하나 반박하는 것 자체가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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