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대거불참… 김빠진 ‘세종시 의총’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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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토론 기본자세 아니다”
지도부 내주부터 절충안 모색

25일로 4일째를 맞은 한나라당의 세종시 의원총회에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대거 불참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을 비롯해 이성헌 이정현 구상찬 의원 등 친박계 강경파가 이날 대거 불참하면서 7명 정도가 자리를 지켰다. 전날만 해도 친박계 의원들이 20여 명 참석했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의 불참 배경엔 의총 무용론이 깔려 있다. 친박계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고장 난 축음기처럼 ‘동어반복’이 되풀이되는 의총은 이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의총에서 친이(친이명박)계가 세종시 문제보다는 박 전 대표 ‘흠집 내기’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친이계 주류 측은 이날 국회 본회의와 당 지도부의 청와대 오찬 회동 일정이 잡혀 있어 부득이 참석 의원이 전날(112명)에 비해 94명으로 줄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친박계 의원들의 의총 불참에 대해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자기 말을 했으면 남의 말도 들어주는 게 토론의 기본”이라며 “의총에서 당당히 자기 의견을 밝히고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게 옳은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 역사상 5일간 의총을 계속 연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 내일(26일)은 어떻게 할 것인지 방침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의총에서 세종시 수정안과 원안에 대한 논리가 다 나온 만큼 다음 주부터는 ‘절차와 내용의 절충 방안’을 본격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당론 변경을 위한 절충점을 찾는 방향으로 논의의 범위를 압축해 나간다는 것이다. 친이계 일각의 당론 변경 표결 움직임에 대해 친박계 이인기 의원은 이날 “표결을 해서 당론을 결정하자고 하는데 자제했으면 한다”고 반대했다.

한편 유정복 의원은 “이 대통령이 2월뿐 아니라 1월 초에도 박 전 대표에게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회동을 요청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청와대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청와대 측은 “1월에는 면담을 제안한 게 아니라 주호영 특임장관이 박 전 대표에게 수정안을 설명하겠다고 제안했고, 박 전 대표가 이를 수락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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