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 당내 반발에 “소위 구성 못할수도” 태도 바꿔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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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특위 정상가동 하겠다던 민주 이강래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10일 “4대강 예산에 대한 정부 여당의 분명한 입장 천명이 없는 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 구성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4대강 예산과 관련해 강공 방침을 밝혔다.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는 국회 예산 심의의 마지막 단계다. 한국수자원공사가 4대강 사업비 조달을 위해 발행할 채권의 이자보전비용 8000억 원 전액 삭감 등 가시적 조치가 없을 경우 예산 심의 자체를 보이콧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정부 여당의 속셈은 예결위나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태도가 분명한 이상 우리로서는 두 번 죽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15일까지 정부가 분명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소위 구성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시한도 못 박았다.

이 원내대표의 태도는 당내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여당이 8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4대강 예산을 투표 절차 없이 통과시켜 국회법 논란을 불러일으켰음에도 예결특위를 정상 가동하겠다고 했다가 당내 반발에 부닥쳤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9일 “예결위에 참여하면 한나라당과 공범이 된다. 원내대표가 사람이 너무 좋으니까 여당이 만만하게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내지도부는 내부 불만 표출을 막기 위해 15일까지 소속 의원들을 만나 예산전략에 대한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그러나 당내 이견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가 15일까지 진행되는 예결특위의 부처별 심의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겠다는 당초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경파 초재선그룹인 ‘다시 민주주의’의 최재성 강기정 홍영표 의원 등은 이날 이 원내대표를 찾아 즉각 예결특위 가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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