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세종시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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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3일 17시 08분


◆동아논평: 세종시와 대통령

어제 한 신문은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서는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등의 찬성 의견이 48%를 넘었습니다. 반면에 축소 또는 백지화 의견은 39%였습니다. 세종시를 그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로 나타난 것입니다. 여론조사는 실시하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결과에서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정부가 추진하는 세종시 보완 대책에 대해 국민 사이에 반대의견이 적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결과는 세종시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오피니언 리더 층의 분위기와 확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괴리가 발생하는 것은 정치권 책임이 큽니다. 여당 내에서는 이 문제를 놓고 티격태격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은 '잘못을 알고도 고치지 않으려는 것은 용기 없는 일'이라며 세종시에 대한 국민투표를 하자는 의견까지 내놓았습니다. 친 박근혜 계파인 이성헌 사무부총장은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당직 사퇴의사를 밝혔습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세종시 원안 변경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여기에 야당은 정치적 이해를 앞세워 한나라당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중구난방이자 이전투구의 모습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국회 연설에서도 세종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습니다. 연설 말미에 '정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나는 오해와 갈등은 진솔한 대화를 통해 풀어가겠다'고 말한 것이 고작입니다. 대통령은 어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를 독대한 자리에서도 '세종시 문제는 충분히 숙고해서 당에서 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데 그쳤습니다. 세종시 사업은 거액의 국민세금을 투입하는 사업으로 효율적으로 집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대통령은 국가의 전체 이익을 생각하고 충청도민에게 실질적 이익이 돌아가도록 정책을 펼 책임이 있습니다. 대통령은 세종시 문제에 운을 떼는 정도에 그치지 말고 이 문제를 주도해 나가야 합니다. 원칙이 정해지면 적극적인 국민 설득에도 나서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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