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선배 제치고…예비역 제치고…

  • 입력 2009년 9월 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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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귀남 법무, 검찰총장-민정수석보다 기수 낮아
김태영 국방, 13년만에 현역 합참의장이 장관에

이귀남 법무부 장관 내정자(58·사법시험 22회)는 김준규 검찰총장(54·21회)보다 사법시험 기수로는 한 기수 아래인 검찰 후배다.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감독 지휘하는 위치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하 간에 기수 역전 현상이 벌어진 셈이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강금실 장관(23회)-송광수 총장(13회) 체제, 2005년 천정배 장관(18회)-김종빈 총장(15회) 체제로 기수가 역전된 사례가 있었지만, 이는 검찰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를 법무부 장관으로 기용한 특수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불과 한 달여 전까지도 검찰 내에서 선후배 사이였다가 위치가 역전된 것이어서 장관과 총장 사이가 껄끄럽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더욱이 이 내정자는 권재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6·20회)의 두 기수 아래 후배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장관과 총장 간에 의견차가 있을 때 권 수석이 거중 조정자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청와대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기수 역전 현상에도 불구하고 법무부와 검찰이 오히려 원만한 협조관계를 구축할 것이란 기대도 많다. 이 내정자가 김 총장보다 나이가 네 살 많은 데다 두 사람 다 원만한 스타일이어서 마찰보다는 서로 존중하는 관계를 형성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김태영 합참의장의 국방부 장관 발탁은 군 조직의 안정을 꾀하면서 국방정책의 연속성을 보장하겠다는 군 통수권자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당초 장관 후보로 대장 출신의 예비역 인사들이 거론됐다. 하지만 급변하는 안보 여건에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며 정부의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적임자로 현역 최고위직인 김 내정자가 최종 낙점됐다.

김 내정자가 국방부 정책국장과 합참 작전본부장 등을 지내면서 군사정책과 한미 군사현안에 많은 경험을 갖고 있고, 합참의장 최초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충분히 검증된 인물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현역 합참의장의 국방장관 기용은 김동진 장관(육사 17기) 이후 13년 만이다. 아울러 당초 10월 중순으로 예정됐던 대장급 인사 시기가 이달로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수만 국방차관 유임 유력

김 내정자가 장관에 취임한 뒤에도 최근 이상희 장관과 국방예산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빚었던 장수만 국방부 차관은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장관 교체에도 불구하고 장 차관은 군 개혁과 국방예산의 효율화 작업을 계속 수행하는 방향으로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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