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납북자 포함”… 北 “이산 상봉만”

  • 입력 2009년 8월 28일 03시 00분


남북, 활짝 웃지만…남북 적십자회담 이틀째인 27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김영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왼쪽)과 북측 단장인 최성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회담을 마치고 활짝 웃으며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남북, 활짝 웃지만…
남북 적십자회담 이틀째인 27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김영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왼쪽)과 북측 단장인 최성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회담을 마치고 활짝 웃으며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추석전 상봉은 의견 접근

남북은 27일 금강산관광지구 내 금강산호텔에서 이틀째 적십자회담을 열고 추석 이산가족 상봉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담은 전날 남측이 제기한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 해결 원칙을 합의문에 포함시키는 문제 등을 놓고 진통을 겪었다.

남측은 이날 오전 열린 대표 및 실무 접촉에서 합의문에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를) 남북이 새로운 형식으로 적극 협의하기로 했다’는 문구를 포함시키자고 북측에 제안했다. 회담 관계자는 “남측이 제기한 ‘새로운 형식’은 구체적인 제안은 아니며 앞으로 남북이 이 문제를 비중 있게 논의하자는 의지를 합의문에 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 문제를 이산가족 상봉과는 다른 방식으로 풀어 보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남북은 2007년 11월 9차 적십자회담에서 “전쟁 시기와 그 이후 생사를 알 수 없는 사람들(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를 이산가족 문제의 테두리 안에서 계속 해결해 나가기로 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따라서 정부의 이날 제의는 이 문제를 송환 등 좀 더 근본적인 방식으로 해결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통일부는 그동안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독일 통일 전 서독이 동독 내 정치범을 넘겨받는 대가로 동독 정부에 현금이나 현물을 지급한 방식 등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은 이번 추석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는 과거처럼 생사 확인을 위해 남측 상봉 신청자 200명의 명단을 북측에 보낼 때 납북자와 국군포로 20명을 포함시키겠다고 북측에 제안했다. 과거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남북이 각각 200명의 명단을 상대에게 통보한 뒤 생사 확인을 거쳐 100명의 상봉자가 최종 결정됐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납북자와 국군포로가 ‘특수이산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만났다.

북측은 이런 남측의 제의에 난색을 표시하며 올 추석 이산가족 상봉 문제만 논의하자고 맞섰다. 남측은 이날 오전 이산가족 상봉행사 장소로 지난해 7월 완공된 금강산면회소를 공동 방문하자고 제안했으나 북측은 이를 거부했다.

남북은 이산가족 상봉 일정에는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남측 상봉단 100명이 북측 가족을 만나는 시기에 대해 남측이 주장한대로 ‘추석(10월 3일) 전’으로 의견을 모았다. 북측 상봉단도 추석 전 남측 가족을 만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남북은 회담 마지막 날인 28일 대표 간 회담을 통해 합의문을 최종 조율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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