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봉황 문양 향나무관…수의는 용-구름 수놓은 곤룡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8월 20일 03시 03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면하게 될 관(棺)은 향나무로 만든 팔각 모양의 관으로 결정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 측 관계자에 따르면 유족들은 19일 오전 삼나무, 향나무, 백향나무 등 세 가지 재질 가운데 방습 및 방충효과가 뛰어난 향나무로 된 관을 골랐다고 한다. 기독교 신자인 이희호 여사가 성경에 나오는 백향나무 재질을 원해 한때 결정을 미뤘으나 최종적으로 향나무 관을 쓰기로 결정했다.
관 위에는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과 무궁화 문양이 금장으로 새겨진다. 또 하관할 때 함께 들어가는 깃발인 명정(銘旌)에는 ‘김대중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 1924.1.6∼2009.8.18 세례명 토마스 모어’라는 문구를 넣기로 했다. 관을 덮는 관보에는 가톨릭 신자인 고인의 신앙을 상징하는 십자가가 새겨진다.
수의(壽衣)는 옛 임금들이 입던 곤룡포로 대통령 재임 중에 미리 마련해뒀다. 2002년 5월 단국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이 여사에게 이 대학의 박성실 전통의상학과 교수가 김 전 대통령 부부의 수의를 지어드리고 싶다고 해 짓게 됐다. 박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의는 흔히 곤룡포라고 불리는 전통의상으로 구름무늬가 있고 가슴, 어깨, 등에 용이 그려져 있다”며 “수의를 입으신 마지막 모습을 봐드려야 되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 바느질은 서울시 무형문화재인 침선장(針線匠) 박선영 선생이 했다.
김 전 대통령의 입관식은 빈소를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국회의사당으로 옮기기 전인 20일 정오경 유족과 측근들이 참여한 가운데 치러질 예정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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