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기술보다 녹색생활이 더 중요” 李대통령 라디오 연설

  • 입력 2009년 8월 11일 03시 03분


“에너지 10% 절약하면 年10조 벌어”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녹색기술보다 더 중요한 건 녹색생활”이라며 일상 속에서 녹색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KBS라디오와 교통방송,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로 방송된 제21차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녹색성장에 대한 국민적 참여를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녹색기술을 개발하려면 많은 시간과 돈이 들지만 녹색생활은 누구라도 오늘 당장 할 수 있다”며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의 3분의 1 이상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절약을 제5의 에너지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에너지를 사실상 100%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10%만 절약해도 한 해에 10조 원 이상을 벌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4인 가정에서 한 달간 내뿜는 이산화탄소는 700kg 이상”이라며 “각 가정에서 매년 소나무 3000여 그루를 심어야 한 가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상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자동차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 번 갔다 오면 이산화탄소가 200kg이나 배출된다고 한다”며 “좀 불편하더라도 기차와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자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녹색생활’을 역설하고 나선 데 대해 청와대에선 작년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녹색성장이라는 화두를 던진 뒤 1년이 흐른 만큼 앞으로는 본격적인 실천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연말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확정되면 산업, 수송, 건물(주택 포함) 등 세 분야로 나눠 구체적인 세부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녹색성장 정책의 법적 근거인 녹색성장기본법도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구호만 요란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부처별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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