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높이 구두 벗고 운동화 신은 김정일

  • 입력 2009년 6월 26일 02시 52분


키높이 구두를 즐겨 신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건강 이상 이후 스니커즈(고무 밑창을 단 운동화)로 신발을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뇌혈관 계통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이 걸음이 불편해지자 한결 걷기 편한 운동화로 바꿔 신은 것으로 풀이된다.

키가 크지 않은 김 위원장은 젊은 시절부터 키높이 구두를 신어 왔다. 2007년 10월 제2차 남북 정상회담(사진 ①)을 비롯해 외부 세계의 인사들과 접촉할 때마다 김 위원장이 키높이 구두를 신은 사실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는 평소 검은색과 갈색 키높이 구두를 번갈아 신었다.

하지만 건강 이상 이후 김 위원장의 키높이 구두는 사라졌다. 아예 딱딱한 굽도 사라졌다. 건강 이상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김 위원장의 사진(②·지난해 11월 2일)에서 김 위원장은 굽이 거의 없고 앞부분이 둥근 단화 모양의 구두를 신었다.

이후 김 위원장의 신발은 굽 대신 고무 밑창을 단 스니커즈로 바뀌었다. 더욱 편한 기능성 신발을 신기 시작한 것이다. 북한이 2차 핵실험 하루 전인 5월 24일 공개한 사진(③)에서 김 위원장은 이전보다 훨씬 날렵해 보이는 구두형 스니커즈를 신었다.

최근 김 위원장은 또 다른 신발을 신고 나왔다. 6월 14일 공개된 군부대 시찰 사진(④)에서 김 위원장은 신발의 앞쪽까지 고무 밑창이 올라와 있는 신발을 신었다. 수행한 간부들의 구두가 반짝이는 것에 비해 광택이 전혀 없는 이 신발은 운동화에 가까운 형태다.

이처럼 신발은 계속 바뀌고 있지만 김 위원장은 늦봄을 지나 초여름의 날씨를 보이는 최근에도 여전히 두꺼운 외투를 입고 있다. 중국 언론은 최근 김 위원장의 건강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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