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여기자 2명 혐의 인정 수용” 상세 발표

  • 입력 2009년 6월 17일 03시 00분


美자극-석방협상 재촉 노린듯

북한이 1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3월 17일 두만강 국경에서 붙잡아 억류하고 있는 미국인 여기자 2명의 혐의와 재판결과를 상세하게 보도했다.

통신은 “조선반도에 전례 없이 미국과의 대결국면이 조성된 시기에 미국인들이 감행한 범죄사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하여 상보를 발표한다”며 “우리는 미국이 반공화국범죄행위를 산생시킨데 대하여 각성을 가지고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혀 미국을 자극하면서 동시에 석방 협상을 재촉하는 메시지임을 분명히 했다. 통신은 “로라 링과 리승은(유나 리)이 반공화국 인권모략 책동에 이용할 동영상물을 만들 목적으로 국경을 침범하고 범죄행위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두 여기자의 취재 활동은 “철두철미 우리 공화국의 영상(이미지)을 깎아내리고 비방 중상하기 위한 극히 불순한 정치적 동기에서 출발한 적대행위”라고 주장했다.

통신은 또 “두 여기자가 체포되기 직전 두만강을 건너 북한 영토에 들어와 ‘우리는 방금 허가 없이 북조선 경내에 들어왔다’고 녹화했으며 침입 기념으로 돌멩이를 하나 주워 넣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이 두 여기자를 체포할 당시 두 명의 남성가이드가 있었지만 이들은 달아나 단속을 피했다. 두 여기자에 대한 재판은 6월 4일부터 8일까지 ‘평양시재판소’에서 열렸으며 로라 링은 변호인을 선임했고 리승은은 변호사 선정권을 포기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통신은 또 “범죄자들이 판결을 인정하고 접수했다”며 “형기는 피소자를 구속한 3월 22일부터 계산하고 판결에 대해 상소할 수 없다는 것이 선고됐다”고 덧붙였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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