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직접 조문 방침은 정했지만…

  • 입력 2009년 5월 25일 03시 05분


장례기간에 갈지 영결식에 참석할지 미정

이명박 대통령이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차려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하기로 한 방침은 24일 오전 정정길 대통령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결정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방침을 전하며 “오늘은 (직접 조문을 간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시기나 방식 등은 검토를 하겠다는 정도로 정리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대통령의 조문 방식을 놓고 청와대가 고심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그런 적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 대통령의 조문 방식에 대한 공식 논의가 처음 이뤄졌고 이 대통령이 봉하마을 빈소를 직접 찾기로 결정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 참모진이 이 대통령의 조문 방식을 두고 고심했던 것은 사실이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노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는 게 당연하지만 경호상의 문제 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참모진의 고민을 이 대통령이 해결해줬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조문을 하면 당연히 봉하마을로 가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직접 조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에 따라 장례기간에 조문을 가는 방안, 영결식에 참석하는 방안 및 경호 문제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일부 정치인들이 현지에서 조문을 못하고 ‘봉변’을 당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현 국가원수가 전직 국가원수 조문을 가는데 상황이 어렵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곤란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청와대는 봉하마을 빈소에 이 대통령의 조화도 다시 보냈다. 청와대는 전날 조화를 보냈으나 일부 노 전 대통령 측 지지자들이 이를 훼손했다.

봉하마을 장례위원회 측은 “현재 적절한 장소에 이 대통령이 다시 보낸 조화를 보관하고 있으며 언제 설치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은 26일로 예정된 국무위원 재정전략회의 등 이번 주 국정운영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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