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북한의 100% 찬성 선거 사기극

  • 입력 2009년 3월 9일 16시 48분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북한의 100% 찬성 선거 사기극'. 방형남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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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북한에서 실시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북한이 어떤 집단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인지를 전 세계에 다시 한번 분명하게 보여줬습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우리나라의 국회의원과 같은 자리입니다. 북한 헌법에도 최고인민회의는 입법권을 행사하는 최고 주권기관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그런 기관의 대표를 뽑는 선거가 참으로 가관입니다.

후보는 선거구마다 달랑 한명입니다. 당이 정해서 내려 보낸 후보여서 주민들은 대부분 누군지도 모른 채 투표를 해야 합니다. 당에서 요구하는 것은 무조건 찬성입니다. 반대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 과거에는 흑백 2개의 투표함이 있었지만 지금은 하나뿐입니다. 반대하려면 별도의 기표소에 들어가 후보자의 이름에 줄을 그어야 하는데 감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살 행위를 할 주민은 없습니다. 올해도 투표장에 '일심단결'이니 '찬성투표'니, 선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구호가 나붙었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선거 결과는 언제나 '100% 찬성'입니다.

인구 2400만 명인 북한에서 대의원은 687명이나 됩니다. 4700만 인구에 국회의원 정원이 299명인 우리와 비교하면 과도하게 많은 숫자입니다. 그나마 북한 대의원이 하는 일은 철저한 거수기 노릇에 불과합니다. 주민을 대변하는 대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권력유지를 위한 하수인 역할을 하는 겁니다. 김 위원장은 물갈이 전략으로 최고인민회의의 충성심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1998년 제10기 때는 687명 중 64%인 443명을 교체했습니다. 2003년 제11기 때는 절반인 343명을 바꿨습니다. 올해는 얼마나 교체했을지 궁금합니다.

어제 북한TV는 투표장에서 춤판을 벌이는 군인들의 모습을 방영했습니다. 주민들도 투표소 앞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행태입니다. 다른 나라에서 어떻게 선거를 치르는지 뻔히 알면서도 주민들을 '선거 기계'로 부려먹는 북한 지배세력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21세기에도 뻔뻔스럽게 선거 사기극을 자행하는 북한 정권이기 때문에 동족인 우리를 향해 미사일 발사 위협을 비롯한 각종 협박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위협에 밀려 양보를 한다면 북한 주민의 고초는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북녘 동포를 위해서라도 북한 정권의 변화를 촉구하는 대북정책이 필요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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