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국 순방 보즈워스 美특별대표 방한

  • 입력 2009년 3월 9일 02시 57분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가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방한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가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방한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북 희망” “지금은 계획없다” 오락가락

오늘 한국 외교안보라인과 잇달아 회동

“당장은 아니지만 북측과 접촉하고 싶다. 북한과 대화하기를 원하며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첫 일성은 ‘북한과의 대화 희망’이라는 원론적인 대북 메시지였다. 하지만 그는 북한 방문 계획에 대해선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보즈워스 대표는 ‘방북의 전제조건이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문제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한국 민항기 안전 위협에 대해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철회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미사일 발사 준비와 서해 무력도발 위협에 이어 한국 민항기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도발적 언사가 잇따르면서 그의 발언은 더욱 신중해진 듯했다.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그는 6일 일본 여야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선 “가능한 한 조기에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이 이른바 ‘페리 프로세스’를 만들기 위해 활동했던 전례를 볼 때 보즈워스 대표로서도 조만간 북한을 방문하거나 북측 인사와 접촉해 북한의 진의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북한과의 접촉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북한 측과 접촉한 뒤에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다면 대북정책특별대표로서의 위신만 실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보즈워스 대표는 9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현인택 통일부 장관, 김성환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등을 잇달아 만날 예정이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도 예방한다.

이처럼 한국 정부가 보즈워스 대표를 배려하는 것은 그가 앞으로 북한을 방문할 경우 과거 크리스토퍼 힐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나는 데 그친 것과는 달라야 한다는 간접적인 메시지이기도 하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