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의원 멱살-머리채 잡는 장면 담겨

  • 입력 2009년 3월 5일 02시 58분


경찰 ‘이정이씨 전여옥의원 폭행’ 동영상 확보

가슴만 밀쳤다는 李씨 진술과 달라

田의원 시신경 일부 마비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사진)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4일 “사건 당시 상황을 찍은 동영상을 확보했다”며 “동영상에는 부산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이정이 씨(구속)가 폭행하는 장면이 찍혔다”고 밝혔다.

이 동영상은 지난달 27일 사건 당시 국회에 견학 온 경북 김천시의 한 고등학생이 우연히 20여 초를 찍은 것. 경찰은 사건 당일 국회를 견학했던 단체를 확인해 수소문한 결과 이 동영상을 찾아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동영상에는 지난달 27일 낮 12시 40분경 전 의원이 출입구 쪽으로 나가는 장면, 곧이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전 의원의 비명이 들린 뒤 전 의원이 국회 경위가 있는 쪽으로 도망치는 장면이 들어 있다. 또 이 씨가 “야, 이×야…”라고 소리치며 전 의원을 쫓아가 멱살과 머리채 등을 잡는 장면, 전 의원과 이 씨를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는 장면이 찍혀 있다는 것.

사건 당일 이 씨는 경찰에 체포돼 조사실로 들어가면서 취재진에게 “안 때렸다”고 외쳤고, 이 씨의 변호인은 “이 씨가 가슴을 한 번 밀쳤다”고 밝혔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시 정황에 대해 함구하다 1일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가슴을 밀치고 멱살을 잡으려고 했다. 머리채를 잡았을 수도 있지만 눈을 찌른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동영상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폭행에 가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아 전 의원에게 욕설을 한 사람들이 누군지 국과수에 동영상을 맡겨 분석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 의원의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이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에서 6일째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전 의원은 정밀검사 결과 폭행당한 왼쪽 눈의 시신경 일부가 마비돼 예전 시력을 완전히 회복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순천향대병원은 “전 의원은 왼쪽 눈 각막에 연결된 시신경 중 하나가 마비 증세를 보여 조만간 추가로 정밀검사를 하기로 했다”며 “예전의 시력을 완전히 회복하기 어려울 수 도 있다”고 밝혔다.

또 폭행 과정에서 머리채를 잡혀 흔들리면서 다쳤던 목뼈를 진단한 결과 디스크로 판정됐다. 전 의원 측은 “추가 정밀진단을 받아봐야 알겠지만 입원이 당초 예정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동아일보 사진부 원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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