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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2월 28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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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민가협 대표가 머리채 잡고 얼굴-가슴 때려
田의원 왼쪽 눈 각막-결막 찢어지고 온몸 타박상
법률 이해당사자가 국회서 의원 폭행한 건 처음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받은 ‘동의대사건’ 등에 대해 재심(再審)을 추진하는 법안을 준비해 온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한 여성으로부터 기습 폭행을 당했다.
전 의원은 왼쪽 눈 각막과 결막이 크게 손상돼 눈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태다. 또 온몸에 타박상을 입어 현재 서울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에 입원해 있다.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법률 이해당사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45분경 전 의원이 국회 본청 출입구 쪽으로 나서는 순간 한 여성이 달려들었고 20∼60대 여성 5, 6명도 가세했다. 제일 먼저 달려든 여성은 전 의원의 머리채를 잡은 채 주먹으로 얼굴과 가슴을 마구 때렸다고 한다.
전 의원은 이 여성이 “네가 뭔데 동의대사건을 재심해. 법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너 같은 ×은 눈을 뽑아버려야 돼”라며 손가락으로 왼쪽 눈을 깊게 찌르기도 했다고 전 의원은 말했다.
전 의원은 국회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뒤 구급차로 순천향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주치의인 이 병원 장재칠 신경외과 과장은 “왼쪽 눈 각막과 결막이 찢겨 출혈이 있었고, 뇌진탕 증세도 있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국회 밖으로 나가려던 가해 여성을 국회 주차장에서 붙잡아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연행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가해 여성은 부산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대표인 이모 씨(69)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씨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전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민주화운동국민연대가 주최한 ‘동의대사건 재심 철회’ 요청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국회로 가 전 의원을 폭행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그러나 민가협 측은 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