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1년 평가, 해외 시각은…

  • 입력 2009년 2월 21일 02시 59분


“盧정부 5년 한미관계 혼란 딛고

워싱턴에 ‘동맹 이상무’ 신뢰심어”

“긴장유발 北에 냉정하고 일관된 대응 적절”

“국회 몸싸움-쇠고기시위로 국가위상 실추”

미국

《동아일보는 이명박 정부 1년간의 대미(對美), 대북(對北) 정책, 그리고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위상 변화에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5인에게 평가를 들었다. 인터뷰에 응한 전문가들의 정치적 성향을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중도성향=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한국학센터 부소장(전 국무부 한국과장),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사무총장, 조 윈더 전 한미경제연구소 소장 △보수성향=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진보성향=스티븐 코스텔로 프로글로벌 대표(전 애틀랜틱카운실 북한 담당관)》

○한미관계: 전문가들은 다들 높은 점수를 줬다.

▽스트로브 부소장="미국의 관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많은 걸 해냈다. 북한 핵 이슈에서 노무현 정부때에 비해 미국의 생각에 훨씬 일치하는 정책을 유지했다. 안보동맹 이슈에서의 협력도 훌륭했다. 방위비분담 협상과 미군 기지의 재조정에 긍정적 역할을 했다. 비자면제협정 시행과 대학생 연수취업(WEST)프로그램 시행도 의미있는 성과다."

▽플레이크 사무총장= "한미 정상회담은 매우 분위기가 좋았고, G20회담에서도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노무현 정부때의 5년간 한미관계가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이어 워싱턴에 한미관계에 대한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대통령 취임후 한미관계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많은 좋은 일을 해놓고도 계속 나쁜 말을 했고 그 결과 많은 정치적 위기(정책적 위기가 아닌)를 야기했다. 반면 이 대통령은 분명하게 한미동맹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해왔고 워싱턴이 동맹에 대한 그의 약속은 의문의 여지 없는 것이라고 믿게할만한 지점까지 끌고왔다."

○남북관계: 진보성향 전문가는 매우 비판적 평가를 한 반면, 중도 보수 성향 전문가들은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이 전적으로 북한에 있으며, 불가피한 진통이라는 진단을 했다.

▽코스텔로 대표= "실용주의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이념에 사로잡힌 모습을 보였다. 대북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리뷰를 통해 남북관계의 긴장완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 임기 말년의 조지 W 부시 행정부와는 대북정책에 있어서 찰떡공조의 모습을 보였지만 새로 들어선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의 정책조율에선 고전하는 모습을 보일 우려가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터프한 직접외교'는 원칙만을 고수한 채 경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조화를 이루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윈더 전소장= "비핵개방 3000이라는 원칙을 세우고 비핵화의 원칙을 지키고 스스로 개혁·개방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유도한 것 자체는 나무랄 수 없다. 현재 한반도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위기(crisis)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느정도 예정된 수순이고 꽃게잡이가 시작되는 시기를 맞아 서해상에서 어느정도의 도발행위가 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로서는 현재의 상황에서 대북정책의 원칙을 수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클링너 연구원="이명박 정부는 10년간 진보정부가 취해온 잘못된 대북정책을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출범했고 예상대로 북한의 반발은 격렬했다. 현재 북한의 대남 긴장 고조 행위는 예상됐던 행동들이다. 중요한 것은 이명박 정부가 세운 원칙은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반도 상황악화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 원칙을 꺾기 보다는 국민들에게 현재의 상황악화의 원인과 책임을 명백히 설명하고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트로브 부소장="이명박 대통령이 취해온 상호주의 및 핵문제와 대북경협 연관 주장은 미국의 관점에서 보면 적절하다고 여겨진다. 북한의 반응은 과장되고 부적절했다. 한국 정부가 다른 대북 접근법을 취한다해도 북한의 기본적 접근법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취하는 행동과 접근법은 그들 내부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긴장의 책임도 거의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고 본다."

▽플레이크 사무총장="대북 정책에 대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현재의 진통은 10년간 진보적 정부의 진보적 대북 정책 이후 불가피한 과정이다. 북한은 보수진영의 누가 대통령이 됐든 어려운 조정시기를 촉발시켰을 것이다. 북한의 험한 입은 뉴스가 아니다. 진짜 뉴스는 한국이 거기에 반응하지 않고 일관된 자세를 유지했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는 북한의 도발과 나쁜 언어에 대해 나쁜 언어로 대응하지 않았다. 북한의 계속된 위협에 진보정부처럼 더 많은 원조를 주지도 않았고, 과거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정부처럼 선전전으로 이용하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하지도 않았다. 성숙하고 침착하며 자신감 있게 대응했다고 평가한다."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위상

▽코스텔로 대표="한국의 국가브랜드는 제자리 걸음을 한 것 같다. 많은 기대를 가지고 출범한 이명박 정부이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측면이 많다는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다. 국내정치 분야에서의 통합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국론분열과 이념갈등 등은 진정한 리더십의 발휘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

▽윈더 전 소장="일본과도 비교적 잘 지내고 있고 중국, 러시아와도 큰 무리없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국제위상 강화를 외교의 주요 목표로 내걸고 유엔평화유지군 활동 강화, 후진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활동 확대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클링너 연구원= 지난 1년간 세계에 비친 한국의 모습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쇠고기 수입 촛불시위,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상정 등과 관련해서 빚어진 국회에서의 격렬한 몸싸움 등은 한국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추가해 미국에서는 '코리아 피로감'(Korea Fatigue)이라는 표현이 널리 퍼졌다. 글로벌 경제위기 대처를 위한 G20에서 적극적 역할을 하는 등 한국의 국가위상이 강화되어가는데 역행하는 이미지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워싱턴=하태원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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