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뇌수술 안받은 듯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2월 10일 02시 59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23일 평양을 방문한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왼쪽)을 만나 선물을 교환하고 있다. 왕 부장이 김 위원장을 만나본 뒤 그가 뇌수술을 받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정보가 최근 중국 소식통들로부터 새어나오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23일 평양을 방문한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왼쪽)을 만나 선물을 교환하고 있다. 왕 부장이 김 위원장을 만나본 뒤 그가 뇌수술을 받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정보가 최근 중국 소식통들로부터 새어나오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머리에 흉터 없고 가발 쓴 것 같지도 않아”

“왼손에 부기 없어… 후진타오 친서 두손으로 받아

金, 독주 꽤 마셨는데도 5시간 내내 꼿꼿하더라”

中 왕자루이가 본 김정일


당초 뇌중풍(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실제는 뇌수술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중국의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9일 베이징(北京)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지난달 23일 평양에서 김 위원장을 면담하고 오찬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뇌수술을 받았다는 어떤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

왕 부장은 2시간의 회담과 3시간의 오찬에서 수술을 위해 머리카락을 잘랐거나 두피에 수술 자국을 발견하지 못했고 가발로 뇌수술을 감추려 한 사실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왕 부장은 또 김 위원장이 뇌질환으로 좌반신이 마비돼 왼손이 부었다는 의혹에 대해 어떤 이상 징후도 발견하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또 오찬 당시 도수가 높고 투명한 북한산 ‘맑은술’(증류주)을 꽤 마셨는데도 5시간 내내 꼿꼿하게 앉아 있는 등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는 것. 김 위원장이 방문단 일행과 오른손으로 악수를 했는데 악수할 당시 악력이 느껴질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관찰 결과가 반드시 김 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없고 뇌수술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것은 아니다.

임소향 일산동국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수술 방법이 많이 발전해 뇌경색의 경우 막힌 곳을 뇌혈관을 통해 뚫을 수 있기 때문에 머리에 흉터 없이 치료할 수 있다”며 “뇌출혈도 경미한 경우엔 수술하지 않고 경과만 관찰하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가 든 봉투를 두 손으로 받을 정도로 왼손에도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은 숙소인 백화원에서 머물면서 김 위원장을 면담하고 김영일 내각 총리와 최태복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겸 최고인민회의 의장과도 별도의 회담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왕 부장과의 회담에서 “북한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한반도의 긴장상태를 원치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