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강기갑 제명? 다 똑같은 사람끼리 무슨”

  • 입력 2009년 1월 14일 12시 02분


인명진 목사동아일보 자료사진
인명진 목사
동아일보 자료사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는 14일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의 제명 논란과 관련해 “다 똑같은 사람끼리 누가 누구를 제명하느냐”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인 목사는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국민들이 보기에 지금 국회에 몸담고 있는 분들은 누구 한 사람도 누가 누구를 어떻게 해야 한다고 책임 있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강기갑 의원이 책상 위에서 뜀뛰기 하는 것을 보고 국회의원의 품위와 인격이 저래서 되겠는가라고 생각했다”면서도 “그러나 제명까지 해야 된다는 것은 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그는 “왜냐하면 폭력한 사람이 그 사람 한 명도 아니고, 망치질하고 톱질한 사람이 있으나 이를 유발한 사람과 원인을 제공한 사람도 있다”면서 “지금은 서로 손가락질 하면서 싸울 때가 아니라 자숙할 때”라고 꼬집었다.

인 목사는 “국회에서 한창 폭력사태를 치루고 원수처럼 멱살잡이하고 싸움한 사람들이 앞으로 어떻게 같이 국정을 논할까 걱정했다”면서 “그러나 며칠 후 방송에 나가서 어깨동무하고 노래 부르는 것을 보고 국민들은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느냐 염치도 없다’고 경악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서민 정당이라는 민주당은 서민을 위해 국회에서 폭력을 했다고 한 뒤에 가족 동반해서 태국가서 달러 쓰면서 골프나 치고 이거 다 쇼 아니냐”면서 “국민들을 더욱 화나고 어이 없게 하는 것은 폭력사태 보다는 그 후의 행태”라고 강조했다.

인 목사는 국회폭력방지법 제정과 관련해서 “국회 윤리위원회도 있고 현행법도 있는데 이를 좀 분명하게 하고 철저하게 지키면 된다”면서 “국회의원만을 겨냥해서 국회폭력방지법을 제정한다면 국제적인 가십이고 국제적인 망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원들 스스로 폭력을 하지 말고 품위를 지켜야지 법에 의존해 폭력을 안 하겠다는 것이 말이나 되느냐”면서 “자기들끼리 회의할 때 보면 ‘존경하는 아무개 의원님’이러는데, 그렇게 존경하는 의원들이 법에 의해서만 폭력을 중지할 수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인 목사는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려면 국민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이 사람들을 뽑은 사람이 결국 국민들 아니냐. 낙선 운동은 아니더라도 이 사람들을 잘 눈 여겨 보고 기억에서 지우지 말아야 된다”고 말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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